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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데이터 전송 기술 개발 … 똘똘 뭉친 이상병과 일병셋

SK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공군 등이 공동 주최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공군 19전투비행단 이재범 상병, 노현걸·현승헌·이주형 일병(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이 ‘KF-16 시뮬레이터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소리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소리버스’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19전투비행단]


공군 복무 중인 이재범(22) 상병은 지난 6월 정기 외박을 나와서 음악파일을 옮기려다 낭패를 봤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결하는 USB는 물론 인터넷조차 먹통이었기 때문이다. 순간 ‘용량도 작은데, 소리를 통해 전송한다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미국 스탠포드대에 재학 중인 컴퓨터과학도다. 하지만 군에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는 거기서 멈췄다.

SK혁신센터·공군 주최 공모전 대상
19비행단 이 상병 아이디어 내고 프로그래밍·디자인·마케팅 분담
인터넷·와이파이 없이 전송 장점 … SK “창업 도움” 공군 “지원 활성화”



 며칠 뒤 자대에 붙은 ‘아이디어 공모전’ 포스터가 그의 눈을 잡았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병사들을 대상으로 창업 아이디어 등을 공모하는 행사다. 같은 생활관을 쓰는 노현걸(21)·현승헌(21)·이주형(21) 일병에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후 이들은 의기투합해 이 작은 아이디어를 창업 아이템으로 승화시켰다.



 최근 SK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공군 등이 공동 주최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소리버스’라는 기술로 대상을 수상한 19전투비행단 소속 ‘한마음 5생’팀의 이야기다. 이 상병은 “사회에서도 힘든 창업의 꿈을 군에서 도전할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소리버스의 핵심은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 소리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소리 신호로 변환해 스피커로 출력하고, 이를 마이크를 통해 정보기술(IT) 기기에 입력한 뒤 다시 원래 데이터로 변환하는 식이다. 요즘 대부분의 IT기기에는 스피커와 내장 마이크가 달려 있어 소프트웨어만으로 기술 실현이 가능하다.



 아이디어와 기술분야는 이 상병이 담당했지만 이를 구체화시킨 것은 그의 전우들이다. 프로그래밍에 능한 현 일병이 알고리즘을 구현했고, 산업디자인을 부전공하고 있는 노 일병이 디자인을 책임졌다. 경영학도인 이 일병이 마케팅·경영수익성 분석 등을 맡았다.



 노 일병은 “각자의 전문성을 토대로 치열하게 토론하다보니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 일병은 “일과 후에는 생활관에서 회의를 했고, 자대의 배려로 주말에는 사무실 PC 등을 이용해 각종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일병은 “군은 사회와 단절된 곳이 아닌,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창조해내는 곳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소리버스는 인터넷·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정 규격을 맞춰야하는 USB 단자나 케이블이 필요없고, 블루투스·근접무선통신(NFC)처럼 칩셋이 없어도 된다. 전시(戰時)처럼 IT가 마비된 극한에서 사용할 수 있어 군 활용도가 높다. 민간에서의 사업성도 주목을 받았다. 소프트웨어 설치만으로 각종 IT 기기 간 문서·이미지 파일 전송이 가능하다. 무선 인터넷이나 와이파이 이용시 발생하는 해킹 걱정도 없다. 이 상병은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배포하고, 광고를 삽입할 생각”이라 고 말했다.



 공모전 심사를 맡은 임종태 대전센터장은 “소리버스 외에도 병사들이 낸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전했다. 대전센터는 병사들의 창업 아이디어에 전문가의 멘토링을 지원하고, 전역 이후 창업에 나설 때 입주 공간과 자금·컨설팅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공군도 팔을 걷어 붙였다. 병영 내 창업동아리를 활성화하고, 군 복무 중 창업기술·노하우를 배우게 하겠다는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한 20개 팀을 9월 중 대전센터로 보내 전문적인 창업교육을 받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전투비행단=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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