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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 "'여왕의 꽃'이 막장이 아니라, 세상이 막장이죠"




김성령이 '솔직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50부작 드라마의 주연을 맡고도 스스로 '부족하다', '발성이 콤플렉스다'라고 말하는 것은 '겸손'이 아닌 본인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김성령은 대화중 자신이 '예쁘다'라고 말했지만, 그마저도 '공주병'에 걸린 거만함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예쁘니까 예쁘다고 말하는' 털털함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그는 '주연은 더 이상 맡지 않아도 좋다'는 말도 했다. 이유는 '한번 해봤으니까'. 주·조연에 연연하기보다 '김성령'이라는 사람이 쓰일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성령과 대화를 나눴다.


- 50부작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이웃집 웬수'도 50부작이었고, '무인시대'도 그랬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다르더라. 아주 힘들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라 출연 장면이 많았고, 내 나이가 조금 더 들은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레나정의 삶이 파란만장해서 감정을 모두 따라가기가 더 힘들었던것 같다. 꼭 마지막 시청률이 20%를 넘겨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



- 드라마 주연을 해보니 감회가 새로운가.

"역시 주연배우를 한번 후련하게 하고 나니까, 반드시 주연을 해야한다는 생각은 없어졌다. 이제는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여왕의 꽃'에서 김미숙선배님이 주인공이 아니면서도 극의 중심이 되주시는걸 보면서, '내가 배우로서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 바로 저런길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여왕의 꽃'은 김미숙 선배가 허리가 돼주셨기 때문에 레나도 살았고, 다른 배우들도 모두 살았다."




- 오랜 작업이 끝나서 시원섭섭한 면이 있을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있지않나. 가끔씩 '내 연기가 왜 이 모양일까'라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반성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함을 안다는것은 삶의 원동력 아닌가, 다음 작품에 열중할 수 있는 힘이 전작에서 부족함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온다. 만약 전작이 너무 마음에 들고, 잘한점만 보인다면, 다음번에는 도전하고픈 마음이 없어진다. 나는 아이도 '부족함'으로 키운다. 늘 완벽하고 풍족하면 '부족함을 스스로 채워냈을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을 아이로부터 빼았는 셈이니까."



- '여왕의 꽃' 에서는 계속 에너지를 소비하는 역할이었는데.

"한 회도 편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한번은 김미숙 선배님께 '왜 이렇게까지 힘들까요'라고 여쭤봤는데, 선배님이 "이거 정말 힘든 작품이야. 나도 이 작품만큼 힘든적이 없었어"라고 하시는데, 아주 큰 위로를 받았다. '김미숙 선배님도 힘들다고 하실정도면, 나만 힘든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그럼에도 최선을 다 해서 열심히 임하시는 김미숙 선배님을 보면서 나도 마음을 다잡았다. 김미숙 선배님뿐 아니라, '여왕의 꽃'의 선배님들은 정말 존경스러웠다. '내까 먼저 좀 찍자' 하던지, '일정 좀 편하게 몰아줘' 라고 제작진에 부탁하시는 분도 없었다. 장용 선배님은 오랜 기간 준비하셨던 부부동반 여행에 갑자기 바뀐 촬영 일정이 겹쳤는데도 일정 변경을 요청하지 않고, 촬영장에 나오시더라. 대단하신 분들이다. 많이 배웠다."



- '여왕의 꽃' 촬영 현장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나.

"회식을 자주하지 않았는데도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 사실 보통의 드라마에서 모든 인물이 만나는것은 첫 대본 리딩과 종방연이 전부 아닌가. 그런데 '여왕의 꽃'은 대본 연습도 한번도 거른적이 없었다. 선배들이 존경스러우니, 후배들도 따라간것이다."



- '여왕의 꽃'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비결이 무엇이었다고 보나.

"'욕하면서 보는' 느낌이 아니셨을까. 물론 '여왕의 꽃'이 막장드라마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극적인 소재가 있었던것은 사실인다. 사실 엄마와 딸이 한 형제를 사랑하는 내용 자체가 그렇지 않나. 그래도 '여왕의 꽃'은 시청자들이 욕을 하면서도 충분한 공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께서는 레나정을 악하게만 보지 않고, 레나의 삶을 이해하면서 '이제 레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시선을 보내주셨다."



- '여왕의 꽃'이 막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실 우리가 사는 삶이 막장아닌가. '세상에 이런일이'나 '실제상황'만 봐도 깜짝 놀랄때가 많다. '그것이 알고싶다'도 그렇다. '여왕의 꽃'과 레나의 이야기도 '막장'이 아닌 충분히 우리 주변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김성령 인터뷰 ②에 계속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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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