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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스크린도어 사고, 2인1조 매뉴얼 안 지켜


29일 지하철 정비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강남역 승강장 . [사진 강남소방서]
29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정비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사고는 ‘2인1조’ 원칙 등 정비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가운데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서울메트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협력업체 직원 조모(29)씨는 29일 오후 6시41분 “탑승 지점의 스크린도어 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홀로 현장에 도착해 작업을 실시했다. 열차 운행시간이었음에도 조씨는 스크린도어 안쪽에서 작업을 실시했다. 이 사이 열차 운행 중단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씨가 작업을 하던 구간은 탑승구 통로의 가장자리 부분, 즉 열차의 초기 진입 구간이었다. 조씨는 빠르게 진입하는 열차를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끼인 채 20여 m를 끌려가 사망했다.

 앞서 서울메트로는 2013년 해당 협력업체인 A사 측에 ▶정비 시 2인1조로 출동하고 ▶지하철 운영시간엔 스크린도어 바깥 쪽에서만 작업하는 내용의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부득이하게 스크린도어 내부 작업이 필요할 경우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매뉴얼이 이날 사고 현장에선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비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스크린도어는 2005년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 설치되기 시작한 이후 전국으로 확대 설치돼 왔다. 전국 광역·도시철도 824개 역 중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곳은 71.8%인 592개 역. 추락이나 자살 시도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되레 스크린도어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서울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에서 뒤늦게 열차에 탑승하려던 이모(82·여)씨가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끼어 숨졌다. 2013년 1월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도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던 정비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스크린도어가 닫힌 가운데 선로 안쪽에 갇힌 위급 상황에선 어떻게 사고를 피할 수 있을까. 스크린도어 출입문 양옆에 설치된 비상문엔 손으로 밀 수 있는 빨간색 레버가 달려 있다. 이 레버를 밀면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열 수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레버가 작동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선 선로 가장자리(탑승구 쪽)에 파여 있는 공간(너비 40㎝가량)에 몸을 숨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보호벽 전체를 수동으로 열 수 있는 ‘100% 개폐식’ 스크린도어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역 중 100% 개폐식이 설치된 곳은 129개 역(21.8%)뿐이다. 현재 공사 중인 곳을 제외한 나머지 319개 역은 일부 비상문만 수동으로 개폐할 수 있는 ‘고정식’이다. 사고가 난 강남역은 고정식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본부 사무처장은 “100% 개폐식 스크린도어를 늘리고 정비업체 직원과 시민에게 안전지침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직후 일부 시민들은 열차에 끼인 조씨와 피가 묻은 차량 등을 촬영했다. 끔찍한 사진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됐다. 이에 대해 “유족의 심정을 헤아려서라도 이런 사진이 나도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국희·김나한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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