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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박사, 동남아 빈민의 자립 기적 이뤄

인도의 생물학자 굽타 박사(맨 오른쪽)가 방글라데시 마이멘싱 마을 주민들에게 새로 개발한 고효율 양식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물고기 양식 기술을 개발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빈곤층의 식량문제를 개선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인도의 생물학자인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다.

그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동물성 단백질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물고기를 꼽았고, 나아가 물고기가 미래 식량 위기의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제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굽타 박사에게서 그가 도입한 수상 양식 기술과 세계 식량난의 해결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식량문제 해결책으로 수산 양식을 선택한 이유는.

 “인도, 방글라데시, 라오스 같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발견조차 되지 않은 수자원이 무궁무진하다. 방글라데시엔 계절성 연못이나 연중연못이 넘쳐나고 양어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도랑과 물 웅덩이가 거의 10만 개나 된다. 이를 개발하면 현재 굶주리고 있는 극 빈곤층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고효율 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주민에게 기술을 보급하면 자립성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 수산 양식을 선택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양식 기술을 사용했나.

 “70년에 양식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대부분의 연구소 내에서 양식이 진행됐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양식을 해보고 싶었다. 어떤 기술을 개발하든 현장에서 개발하고 싶었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농업사회였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농부를 만나 연구하고 농부의 농장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통해 어업과 농업을 통합하는 ‘어업-농업통합방식’을 개발했다. 또 한 연못에서 다품종의 물고기를 양식하는 ‘혼합양식법’을 실시해 물고기 생산량을 늘렸다. 이때 땅 없는 가난한 농부 5~10명으로 구성된 작은 그룹을 형성해 동기를 부여하고 양식 기술을 교육했다.”

 -기술을 보급할 때 남성보다 여성을 선택했는데.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성 문제에 대해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러나 항상 집 안에서 나오지 않는 여성을 보며 생각했다. 왜 우리는 여성을 노동인력으로 생각하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여성도 남성처럼 돈을 번다면 가정과 사회에서 더 떳떳하게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난한 농가의 여성을 찾아가 직접 대화하고 설득하며 자활 동기를 부여했다. 또 지역단체들과 협력해 여성들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과 땅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여성들을 사회로 이끌기가 힘들었지만 현재는 방글라데시의 어류 양식업 종사자의 60%가 여성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산 양식 성공 사례는.

 “라오스에서 실시한 수산 양식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라오스에 갔을 때 물고기를 기르고 물고기 종자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라오스 내에서 처음으로 현지인 등이 스스로 물고기를 기를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또 라오스에는 소개된 적이 없는 세 종류의 인도 어종을 새롭게 가져왔다. 라오스 사람들은 이후 인도 어종 물고기를 라오스에서 베트남으로 또 태국으로 전파했다. 이 세 나라에 소개된 물고기는 지금까지 너무 잘 크고 중요한 식량으로 역할을 하고 있어 라오스 사람들은 항상 ‘이 물고기는 굽타의 물고기’라며 저를 기억하고 있다고 들었다.”

 -세계의 식량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인류적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다. 이 두 문제가 합쳐지면 기존의 많은 문제점이 생긴다. 현재 세계 인구는 73억 명이며, 2050년까지 96억 명이 될 것이다. 반면에 땅과 수면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은 감소된다. 인구는 늘지만 인구가 먹을 수 있는 식량 생산은 줄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자원을 키워야 한다. 현재 어류 생산량 역시 줄어들고 있다. 포획량이 늘어나도 어류 생산량이 줄지 않을 조치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로 물고기의 산란기인 40~60일 동안 어업을 금지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어린 물고기는 잡히지 않는 그물을 사용해 큰 물고기만 잡아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가난과 굶주림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평생의 목표다. 식량이 부족한 나라의 연못이나 저수지 현장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문화양상에 맞는 수산 양식을 개발할 것이다. 또 양식업 일을 어떻게 꾸준히 지속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겠다. 이를 위해 과학자에게 양식업은 현장 연구이며, 양식장과 양식업자 모두를 연구해야 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다.”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Modadugu Vijay Gupta)=인도의 생물학자다. 물고기 양식 기술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보급해 빈곤층의 기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청색혁명의 설계자다. 기아문제를 해결한 공로로 2005년 식량·농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 식량상을 수상했다. 이 수상은 양식업 분야로는 처음이다. 또 유전학 수경재배 국제 네트워크(INGA)에서 활동하며 어류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해 물고기 유전학을 연구하고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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