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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암세포 돕는 유전자 발견 … 새 면역항암제 개발 기대”

면역항암제는 암 정복에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세계 과학계의 핫 이슈는 항암 면역항체다. 이미 일부 암에 극적인 치료효과를 보여 사용 허가도 받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현재 밝혀진 항암 면역항체는 단 두 가지. 그러다 보니 적용 가능한 암환자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젊은 과학도가 면역세포의 활동을 제어하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해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병원 피부생물학연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윤경완(38·사진) 박사.

연구 결과는 지난달 31일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그가 국내 연구진의 강의 요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 달간의 일정으로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전남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고려대병원 등 10여 곳에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윤 박사에게 논문의 의미와 면역항암제의 현주소를 들었다.

-연구결과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p53은 암 억제 단백질로 이미 잘 알려진 유전자다. 나는 p53에서 새로운 기능을 하는 유전자(DD1α·Death Domain 1α)를 찾아냈다. 그리고 기능을 탐색했다. 그 결과, DD1α가 우리 몸에서 면역세포(T세포)의 활동을 방해하고, 게다가 암세포가 잘 자라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DD1α가 적을 이롭게 하는 스파이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DD1α의 기능을 차단하면 암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인체의 면역세포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 암세포와 싸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는 두 가지다. CTLA-4, PD-1 항체가 그것이다. 이들은 면역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 CTLA-4, PD-1의 기능을 억제한다. 쉽게 말해 스파이를 잡아 가둠으로써 암과 싸울 수 있는 인체 면역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DD1α역시 그 기능을 차단할 항체를 만들면 새로운 면역항암제의 탄생을 기대해도 되나.

“가능성이 있다. 이 물질을 찾아낸 것만으로도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연락을 해 올 정도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모든 암환자의 희망이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CTLA-4, PD-1의 신호전달체계조차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DD1α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다 규명돼야 환자마다 다른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맞춤형 면역항암제’를 만들 수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환자에겐 한 줄기 빛과 같다. 실용화까지 얼마나 걸리나.

“면역 항암치료는 현대판 노다지로 불린다. 어렵고 힘들지만 가야 할 길이다. 이미 면역항암제 연구는 세계 의학계의 메가트렌드가 됐다. 매년 논문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연구 경쟁이 치열하다. 암 억제 단백질의 생리가 밝혀지면 굳이 항체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화학요법도 가능하다.”

-DD1α는 자가면역질환에도 관여한다는데.

“우리 몸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10억 개의 세포가 죽고 제거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문제로 죽은 세포 찌꺼기가 청소되지 않고 인체 내에 축적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면역세포는 이 찌꺼기를 적으로 간주해 공격한다. 이런 자가면역반응이 바로 알레르기나 홍반성 낭창, 류머티스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다. DD1α는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실제 생쥐에서 DD1α을 제거했더니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항체가 혈액에서 발견됐다. 자가면역질환인 신장사구체신염도 나타났다.”

-이를 활용하면 자가면역질환도 극복할 수 있나.

“DD1α의 과발현을 조절하면 가능하다. 역시 면역항암제와 같은 순서로 치료약이 개발될 듯하다. 암의 특성에 따라 개인맞춤형 치료제를 쓰듯 다양한 면역질환에 따라 환자에 맞는 항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연구자들이 새로운 표적을 찾아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만큼 암환자들은 치유에 대한 의지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윤혜진 기자 yoon.h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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