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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달러 넘는 길, 문화가 앞바퀴다

한류 + IT … 진짜 같은 지드래곤 홀로그램 공연 지난달 문을 연 제주 서귀포의 세계 최대 디지털 테마파크 ‘PLAY KPOP’에서 지드래곤(가운데)이 공연을 하고 있다. 관객이 속을 만큼 실제 사람 같지만 지드래곤을 포함해 모두 국산 문화기술(CT)로 개발한 3D홀로그램이다. 이동훈 대표는 “한국에서 콘서트를 하면 홀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허공에 펼쳐지는 공연을 감상하는 게 5~10년 안에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PLAY KPOP]


이어령 본사 고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이미 2006년에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11개국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꼽았다. 2025년까지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두 배로 늘 것이며 탁월한 그 기술력과 문화의 역동성은 세계를 매혹시킬 것이다. 그래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은 그것이 일본이라 할지라도 한국을 ‘성공 모델’로 본받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빗나간 적이 없는 아탈리의 예언을 따르자면 우리는 특별히 그가 지적한 문화의 역동성이란 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의 GDP가 3만 달러 선을 넘어서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문화가 힘이다 <1> 포스트 한류 고민하자
과거 성공모델에 갇혀 있어
경제·정치 힘만으론 한계
창조적 상상 키우는 문화력
모든 분야 발전동력 삼아야



 부국강병을 목표로 할 때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하기 힘들다. 중국은 이미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건조, 초음속기를 탑재했고 일본은 일본대로 이즈모(出雲) 거함을 진수시켰다. 이들의 군사력 싸움에서 우리가 계속 그들이 부러워하는 ‘성공 모델’을 지속하려면 길은 하나, 문화력이다. 그들이 따르지 못하는 한류 문화의 경우처럼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과 공감의 확산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문화의 개념은 160가지를 넘는다. 그러나 그것들을 모두 합치면 결국은 생산/소비의 두 얼굴밖에는 없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처음 나타났을 때에는 약간 퇴폐적인 소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튜브를 타고 10억 명 이상이 다운받게 되면 그 말춤은 칭기즈칸의 말처럼 세계를 제패하는 생산적 얼굴로 바뀐다.



 하지만 오늘날 대두하고 있는 문화의 신개념은 생산과 소비를 넘어선 분해력에 있다. 먹이사슬의 경우 식물은 생산계, 동물은 소비계로 양분돼 왔다. 그러나 만약에 미생물과 지렁이와 같은 분해자가 없었다면 생산자도 소비자도 동시에 사라진다. 죽은 생명체를 분해하여 토양을 만들어 다시 거기에서 새로운 생명을 재생산시킨다. 이러한 분해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 먹이사슬 자체의 시스템은 지속 불가능하다.



 한국은 지금까지 등 따습고 배부른 ‘생리적 욕구’와 발 뻗고 베개를 높이 베고 자는 ‘안전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지향해 왔다. 하지만 심리학자 A 매슬로의 ‘자기실현’ 단계까지 가려면 먼 길이 남아 있다. 빵으로 치면 빵에서 케이크로, 케이크에서 다시 생일 케이크로 올라가는 단계다.



생일 케이크는 내가 먹기 위해 사는 빵이 아니다. 그것은 남의 생명을 축하하기 위해 촛불을 세우고 노래와 손뼉을 치기 위한 소통과 나눔의 장치다. 비로소 빵의 경제가 생일 케이크에 꽂은 촛불처럼 문화의 빛으로 변하는 단계다.



 기적의 발전을 해온 한국의 ‘성공 모델’은 지금 2만 달러 시대에 갇혀 있다. 그것을 넘어서려면 경제·정치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내려온 사회관습과 시장원리의 기존 문법을 해체 분해하여 창조적 상상력을 모든 분야의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산업문명이 시작될 무렵부터 영국 사상가 존 러스킨은 강력히 생명의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를 주장했다. 그것이 교환가치나 사용가치보다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문화가 경제의 앞자리에 서 있어야 경제도 산다. 3만 달러 시대의 대문을 열려면 문화의 빗장부터 벗겨야 한다. 그것이 경제력과 군사력(정치권력)의 다음에 오고 있는 제3의 문화력(文化力)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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