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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튀김 요리 완전 정복!!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추억의 홈메이드 간식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튀김입니다.

‘튀김 작업’은 대개 입이 궁금하고 별다른 바쁜 일이 없는 일요일 오후에 시작됩니다. 커다란 냄비에 기름을 부은 어머니는 식탁 앞에 앉아 라디오를 들으며 기름이 뜨거워지기를 기다립니다. 성격이 급한 아이였던 저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저 기름은 언제쯤 달궈지는 걸까 안달복달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튀김유는 아무리 온도가 높아도 재료를 넣기 전까지는 그 뜨거움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고요하지요. 그 고요함에 밀가루 반죽을 입힌 도넛이나 커다란 새우를 넣는 어머니는 진짜 어른처럼 보였습니다.

‘뜨거우니 위험하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튀김 작업의 하이라이트에 참여해본 기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식탁 옆을 지켰고 재료에 반죽 옷 입히는 작업을 열심히 도왔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튀김은 항상 제 차지였습니다. 샌드위치ㆍ만두ㆍ카스테라 같은 수많은 간식을 먹으며 자랐지만 질 좋은 종이처럼 바사삭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튀김만큼 맛있는 건 없었습니다.

스무 살 독립한 이후 잊고 있던 ‘홈메이드 튀김’이 다시 일상의 음식이 된 건 최근이 일입니다. 몇 달 전부터 듣기 시작한 요리 수업에 자꾸 튀김 레시피가 나오는데, 백발이 성성한 요리 선생님은 튀김 요리를 아주 쉽게 합니다.

냄비에 기름을 붓고 ‘적당히’ 뜨거워지면 그때 전분 묻힌 재료를 넣고 보기 좋은 갈색으로 그을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착착착’ 꺼내 철망에서 식힙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던 과정 그대로입니다. 그러고보니 저 역시 ‘뜨겁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았던 영역을 혼자 해낼 수 있는 나이가 된 거네요.



자신감이 붙은 이후 요즘 제 주력 요리는 튀김입니다. 냉장고에 남은 재료는 무조건 튀기려 듭니다. 양송이 버섯 8개를 발견하고 그걸 반으로 잘라 청주와 소금으로 밑간을 하고, 달걀물을 입혀 전분에 굴린 다음 튀겼습니다. 조리 시간은 15분, 다 먹는 데는 5분이 걸렸습니다. 쉽고 맛있습니다.

난이도를 높여 가지새우튀김도 해봤습니다. 수분을 제거해 보송보송하게 만든 가지 위에 자투리 흰살 생선과 남은 채소를 곱게 갈아 완자처럼 빚은 뒤 얹습니다. 달걀물 1/3를 넣으면 점성이 생겨 빚기 쉽습니다. 여기에 달걀물 입히고 가루 묻혀 튀기는 과정은 버섯 튀김과 똑같습니다.
튀김가루에 대한 의견은 요리 매니어들 사이에서도 분분합니다. 시판 튀김가루를 쓰면 사먹는 튀김처럼 바삭하다는 파와 쫀득한 맛을 살리기 위해 찹쌀가루와 튀김가루를 반반 섞는 파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가지를 다 시도해보았는데, 새우나 오징어 같은 해산물만 간단히 튀길 때는 튀김가루만 써도 맛있더군요. 가지새우튀김 같은 ‘요리형’ 튀김은 찹쌀가루를 섞으니 쫀득한 식감이 더해져 잘 어울렸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냉장고 안을 훑어보고 나왔습니다. 달걀ㆍ소시지ㆍ닭가슴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이었다면 요리로 구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재료이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반숙한 달걀에 소시지와 닭가슴살을 갈아 한 겹 옷을 입히고 튀기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즐겨 먹는 간식 ‘스카치 에그’를 만들 수 있거든요. 요리라는 건 대단합니다. 재료를 구입하고, 조리하고, 함께 먹는 사람에게 해 줄 얘기가 생기거든요.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대화 좀 하자”는 분노 섞인 감정을 종종 느끼신다면 요리가 해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집 화제는 튀김입니다. 다음 화제로 바뀔 때까지 끈기 있게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강남통신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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