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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의 나라' 프랑스, 바게트 품귀에 아우성

사진=중앙포토DB


바게트는 프랑스인의 주식이다. 그냥 주식이 아니라 아주 사랑하는 주식이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대충 차려입고 단골 빵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제 바게트를 사는 게 일상의 풍경이다.

최근엔 그러나 바게트가 귀해졌다고 한다. 파리 동쪽인 12구에 사는 한 주민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수퍼마켓에서 잘라진 바게트를 사야 했다. 그건 진정한 바게트로 볼 수 없는 게 아니냐"고 하소연할 정도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노동시장 개혁 차원에서 한 규제 완화 때문이라고 한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준공공 서비스에 대한 여름 휴가 규제를 풀었다. 그간 바게트 장인들도 적용 대상이었다. 이전엔 장인들이 휴가를 가고 싶어도 당국에 신고해야 했다. 일정 구역 내에서 적어도 누군가는 새로운 구운 바게트를 공급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목적이었다. 장인들로선 휴가도 마음대로 못 가는 셈이었다.

이런 배경엔 빵의 정치적 상징성도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와네트 왕비가 한 걸로 알려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말이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던 게 대표적이다. 프랑스에서 빵은 공공재였다. 바게트 장인들은 쉬는 날을 미리 공표해야 했다.

올해엔 장인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뜻대로 휴가 일정을 짰다. 그랬더니 이달 중 3분의 2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과거엔 절반 정도였다. 주민들은 “괴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투덜댔다.

정작 장인들은 반색하고 있다. 건 마리는 “고객 대부분이 휴가를 간다. 문을 열어봐야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휴가철인) 8월인데 바게트를 구하기 위해 몇 걸음 더 걷는다고 크게 나쁜 일 같이 않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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