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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모르고 폼만 잡는, 현대음악 이게 뭡니까

작곡가 류재준은 비교적 늦은 고등학교 3학년 음악을 시작했다. “내가 왜 작곡을 계속했는지 답을 얻을 수 있는 곡을 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무대 위에서 흐르는 음악은 이해할 수가 없다. 복잡하고 어렵다. 하지만 청중은 ‘뭔가 대단한 게 있겠지. 나만 모르는 거겠지’하고 생각한다.



류재준 작곡가의 쓴소리
최신 경향에 매몰돼 어려워
청중이 쉽게 즐길 곡 쓰고파
24, 25일 소나타 3곡 무대에

 작곡가 류재준(45)이 그린 음악회장 풍경이다. 현재 발표되는 현대음악에 대해 “최신 경향으로 작곡하느라 지나치게 어려운 곡만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19일 만난 그는 “음악가들이 ‘시장이 좁다’ ‘청중이 이해를 못한다’고 불평하는데, 자주 연주하고 즐길 만한 곡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청중이 어렵게 여기지 않는 새로운 음악을 쓰는 것이다. “쉽게 쓰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다시 공부해야했다”고 했다. 2001년부터 7년 동안 대위법만 공부했다. 두 개 이상의 선율을 배치하는 작곡 방법이다. 바흐·베토벤·브람스의 거의 모든 작품을 베껴 쓰며 외우고, 편곡해봤다. “그렇게 하니 소리 만드는 방법을 조금 알 것 같더라”고 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한 류재준은 1994년 폴란드로 유학을 떠나 현대음악의 거장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2)에게 배웠다. 기본을 공부하고 그 위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지금껏 노력 중이다. 그는 “2년 전쯤에야 나만의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핀란드·독일 등 음악단체에서 위촉이 이어졌다. 2019년까지 작품 위촉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작곡가이면서 동시에 음악계의 독설가를 자처한다. “돈 없으면 음악 배우기 힘든 현실, 연주자들이 연주료만으로는 생계 유지를 할 수 없고 레슨을 해야 하는 실정 등에 대해 틈 날 때마다 발언하고 있다”고 했다. 음악잡지·일간지에 기고하곤 한다. 국내 음악 시장의 변화를 꿈꾸며 2006년 공연기획사를 차리기도 했다. “유명한 연주자들만 반복해서 연주하는 무대를 바꿔보기 위해서”다. 연주 실력 하나만 보고 직접 고른, 그러나 청중은 잘 모르는 연주자들을 무대 위에 세운다. 흥행은 당연히 잘 안 된다. 1300석짜리 공연장에 청중 30명만 들었던 적도 있다. 그래도 빈 채로 공연했다. “무료 초대권을 돌려 객석을 채울 수도 있었지만, 공짜 티켓 문화에 일조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비판적, 또는 반항적 기질이다. 류재준은 “반항적 기질 없이 어떻게 음악을 하나”고 되물었다. “예술의 출발은 남들이 안 한 것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청중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목표로 류재준이 작곡한 소나타 세 곡이 무대에 오른다. 24일 오후 8시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25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 용인시 여성회관.



글=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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