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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영의 오늘미술관] 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마치 50년 전에 망망대해에 던져진 유리병 속 쪽지를 읽는 기분이었다.”

평론가 엘리자베스 아베돈이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보고 난 뒤 쓴 감상이다. 그랬다. 관중을 의식하지 않은 사진이란 게 주는 생경한 느낌, 그래서 '이 사진은 진짜다' 싶은 기분,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자화상 사진을 보고 난 느낌이다. 『비비안 마이어 셀프 포트레이트』(윌북)에 실린 평문은 아래와 같이 마무리된다.

“오늘날 사진은 뭔가를 요구할 때가 많다. 때로는 관중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좋아해주고, 공유해주고, 댓글을 달아주길 원한다. 오늘날의 사진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하고 인정을 받고 싶어하며, 정신없고 반복적인 수식어를 추구한다. 마이어의 작품이 그런 사진과 크게 다른 점은 오직 만들어지는 데 목적이 있는 사진이었다는 점이다. 세상에 적응하지 못했던 천재의 삶과 사진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였나보다.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에서 당사자는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던 장면들을 엿본 듯 미안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비비안 마이어-내니의 비밀’전은 성곡미술관에서 9월 20일까지 열린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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