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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의 모니터



[디테일의 재발견]‘미션 임파서블’의 모니터

올해로 20년차가 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1996~)가 스파이 액션에 끼친 가장 큰 공로는, 이 장르에 본격적으로 ‘테크놀로지’를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우린 모니터 앞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요원을 만나게 되었고, 이것은 이후 장르적 관습이 되었다.

‘미션 임파서블’(1996,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첫 신. 요원들은 세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헌트(톰 크루즈)는 가면으로 위장했고, 침대엔 클레어(엠마뉴엘 베아르)가 쓰러져 있다. 헌트는 상대방을 다그치며 암호를 묻는다. 잭(에밀리오 에스테베즈)은 세트 밖 모니터 앞에 앉아 모든 과정을 보고 있다(사진 1). 암호를 알아내자 세트는 즉시 철거되고 다음 작전으로 넘어간다.

이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전체에 대한 메타포처럼 다가온다. 이 시리즈의 미션 수행 과정은 마치 연극 같다. 그들은 배역을 정하고, 동선에 따라 움직이고, 때론 마스크를 쓰거나 분장을 한다. 모든 과정은 테크놀로지에 의해 추진된다. 해킹으로 문이 열리고, 적의 동선이 파악되며, 비밀스레 도청과 도촬이 이뤄진다. 그리고 관객은 다양한 형식의 모니터를 통해 그것을 보게 된다.

시리즈 1편인 ‘미션 임파서블’은 ‘모니터’ 모티브를 꾸준히 반복함으로써 이 영화가 기존 스파이 액션과 기술적으로 결별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신, 비행기에서 짐(존 보이트)은 기내 상영 시스템을 통해 지령을 받는다. 좌석에 달린 작은 모니터가 그 창구다(사진 2). 이후 대사관 파티에서 펼쳐지는 미션 장면은 모니터라는 매개체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헌트·한나(잉게보르가 다프쿠나이트)·잭이 보는 것은 안경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로 전달된다. 영화는 모니터와 실제를 오가며(사진 3) 안경 카메라를 통해 적의 움직임이 몰래 촬영되기도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니터는 관객을 속이는 역할을 한다. 짐은 헌트를 속이기 위해 공격당한 것처럼 꾸민다. 헌트는 짐의 모습을 손목 시계 같은 모니터로 본다(사진 4). 동시에 헌트의 시선을 따라가는 관객도 함께 속는다. 이후 짐은 자신이 속였던 방식으로 헌트에게 똑같이 당한다. CIA의 유진 키트리지(헨리 체르니)의 손목 시계 모니터에 그의 행동이 그대로 전송된 것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액션을 수행하면서도, ‘미션 임파서블’의 헌트는 현장 요원이 아니라 종종 사무실 내근직처럼 보인다. 그건 그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헌트는 이 영화에서 단 한 번도 총을 쏘지 않는다. 대신 e-메일과 파일 복사와 해킹 등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후반부 사건의 본격적 시작은 헌트가 맥스(바네사 레드그레이브스)에게 보낸 메일 한 통이다(사진 5). 헌트는 파일을 복사해 훔쳐 내고 루터(빙 라메스)는 그 파일을 열 수 없게 만든다.

이외에도 ‘미션 임파서블’엔 수많은 모니터 이미지가 있다. CIA 컴퓨터실 침투 신에서 그곳 책임자인 윌리엄 던로(롤프 색슨)의 동선은, 클레어가 붙인 추적 장치로 인해 모니터에 점으로 표시된다(사진 6). 실제를 기호화하는 셈이다. CIA 작전실에도 벽 하나를 차지한 커다란 모니터가 있다. 지문 대조 보안 장치, 감시용 CCTV 화면 등도 일조한다.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었다는 걸 알리는 건 텔레비전의 뉴스 화면이다(사진 7).

‘미션 임파서블’의 엔딩은 비행기에 탄 헌트의 모습. 짐에게 그랬던 것처럼 스튜어디스가 다가와 헌트에게도 영화를 권한다. 물론 그것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미션 지령. 그가 모니터를 켜는 순간, 또 다른 작전이 시작될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에서 모니터는, 그 시작을 알리는 미션의 통로인 셈이다.


글=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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