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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백 사면 미혼모 가정에 기부 … 600개 팔았죠

신진영 대표가 직접 제작한 ‘욜로백’을 들고 있다. 그는 “통·번역일을 할 때보다 몸은 힘들지만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즐겁다”고 했다.
하나 살 때마다 미혼모 가정 아동들에게 아동도서 1권을 기부하는 에코백이 있다. 신진영(30) 대표의 ‘욜로백’이다. 욜로백의 욜로(Yolo)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의 영문 약어다.

 한 번 사는 인생, 사회에 기여가 되는 특별한 일이 해보고 싶었다. 지난해 3월 신 대표가 욜로백을 창업한 이유다. 원래 직업은 스페인어 통번역사였다. 신 대표는 “과거 워싱턴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국제원조 분야를 사무적으로나마 익힐 수 있었는데, 그때부터 마음 한구석에 ‘직접 소외된 사람들과 소통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말했다. 원래 천가방을 즐겨 메던 신 대표는 어렵지 않게 에코백을 선택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친언니 진아(33)씨가 에코백 디자인을 맡았다.

 그즈음 틈틈이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던 신 대표는 책 중에서도 아동도서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걸 알게 됐다. ‘어렸을 적 당연하게 읽었던 동화나 그림책들을 누군가는 꿈도 꾸지 못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누구를 도와야 할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미혼모 가정의 아동이었다. “도움이 절실함에도 사회의 온갖 편견과 낙인으로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바로 미혼모 가정이에요.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 싶었죠.”

 사업을 하기 전엔 재봉틀 앞에 평생 가본 일이 없었다. 무작정 몸으로 부딪쳤다. 신 대표는 “처음에는 ‘오바(재봉틀로 하는 박음질)치면 돼?’, ‘쩜사(40마)만 끊어와’ 등 업자 분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무시당하기 일쑤였다”며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오늘은 무슨 욕을 먹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일 찾아가 일을 배워나가니 자연스럽게 친밀감이 형성됐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 정신으로 1년 넘게 사업을 이어왔다. 그동안 600개가 넘는 에코백을 팔았고, 그만큼의 아동 도서를 기부했다. 최근엔 또 하나의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인 다니엘 린데만(30)이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신 대표는 “다니엘과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지난 6월쯤 다니엘이 ‘꼭 돕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 이번에 디자인한 욜로백에는 ‘희망과 노력을 잃지 말자’는 다니엘의 손글씨가 한국어와 독일어로 적혀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길러준 어머니 역시 미혼모였던 다니엘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더 뜻깊다고 한다. 수익금은 가방 제작비를 제외하곤 모두 미혼모 가정을 위한 기부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욜로백은 지금까지 홍보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신 대표는 “단순히 내 사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미혼모 가정’을 내세우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그 결과 처음엔 의구심으로 신 대표를 바라보던 미혼모 협회에서도 점점 마음의 문을 열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협회로부터 책을 보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을 받았다.

신 대표는 그때가 욜로백을 만든 이래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훗날 아이들이 장성해서 저를 찾아오는 거예요. ‘이모가 준 책 보고 이렇게 컸어요’ 하면서. 이게 저의 가장 큰 판타지예요. 그때까지 욜로백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글·사진=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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