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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탄피가 보일 만큼 생생하게





[기획│한국영화, 레디 액션]총알 탄피가 보일 만큼 생생하게

'암살'



올여름 극장가를 지배하는 화두는 ‘액션’이다. 맨주먹과 칼·총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폭염만큼이나 뜨겁게 격돌하고 있다. 포문은 ‘암살’(7월 22일 개봉, 최동훈 감독)이 열었다. 일제강점기 친일파를 처단하기 위한 독립군 암살단의 활약이 화려한 총격 액션 속에 펼쳐진다. 망나니 재벌 3세의 악행을 단죄하기 위한 형사의 끈질긴 추적을 그린 ‘베테랑’(8월 5일 개봉, 류승완 감독)은 리얼한 주먹 액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협녀, 칼의 기억’(8월 13일 개봉, 박흥식 감독, 이하 ‘협녀’)에선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비정한 칼 끝에서 부딪힌다. 또렷이 대별되는 영화 세 편에서 액션을 설계한 무술감독들을 만나 치밀한 액션 연출의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최근 개봉순





“‘암살’에 쓰인 공포탄만 8300발이다. 그야말로 총알을 쏟아부었다.” ‘암살’의 액션을 지휘한 유상섭(43) 무술감독의 말이다.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암살’에는 여러 미덕이 있지만, 그중 총기 액션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던, ‘본격 총기 액션영화’라 할 만하다. 실제로 이 영화에는 19종류의 총기 82정이 등장하는데, 다양한 총기만큼 각기 다른 화력을 자랑한다. 한 발 쏘고 장전하고 다시 격발하는 안옥윤(전지현)의 묵직한 움직임부터 총알을 난사하는 포마드(오달수)의 현란한 액션까지 스펙터클하다.



최동훈 감독은 유 감독에게 “멋은 배제해도 좋으니 사실적이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요란한 액션이 아닌 총을 쏘고, 맞는 상황을 실감나게 담겠다는 의도였다. “영화에서 가장 공들인 미츠코시 백화점 총격신은 보조 출연자까지 포함해 수백 명이 등장한다. 총소리에 놀라 도망치는 사람들의 동선부터 총 맞고 쓰러지는 사람들, 총 쏘는 자세 등을 가능한 한 긴박한 실제 상황처럼 보이게 연출했다”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다.



한편 그가 사실적 총기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참고한 영화는 ‘레옹’(1994, 뤽 베송 감독)과 ‘인터내셔널’(2009, 톰 티크베어 감독)이었다. “총알이 발사될 때 탄피가 보일 만큼 생생한 총기 액션”을 담아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도둑들’(2012)에 이어 최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유 감독은 ‘와이어 전문가’로도 통한다. ‘도둑들’의 예니콜(전지현)이 매끈한 몸매를 앞세워 공중을 활강하는 모습이 선명한 인장을 남겼듯, ‘암살’에서도 그의 장기가 발휘됐다. 극 중 옥윤이 지붕과 지붕 사이를 넘나들며 저격하는 장면에서는 몸의 움직임을 유려하게 보여주는 와이어 액션에 힘 있는 총기 액션이 더해져 더욱 풍부해졌다. “전지현씨가 5㎏에 달하는 총을 들고 뛰는 액션을 힘들어해서 총을 손목에 끈으로 묶어 고정했다. 덕분에 옥윤과 총이 하나가 된 느낌을 낼 수 있었다. 배우가 고생한 만큼 위력적인 그림이 나왔다.”



유 감독이 특히 심혈을 기울인 건 하와이피스톨(하정우)이 차에 매달린 채 난사하는 장면이다. 그는 “줄곧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던 사람이 어느 순간 무지막지하게 총을 쏘아대는 모습을 통해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암살’에 등장하는 총은 홍콩 영화 총기 제작업체 프롭스(Prop’s)에서 공수했다. 이 회사는 1980년대 홍콩영화 전성기를 주도했던 누아르 ‘첩혈쌍웅’(1989, 오우삼 감독) 등 수많은 액션영화에 총을 공급해 왔다. 제작진은 국내 유일 총기 전문 스태프 이주환 실장을 통해 프롭스에 총기를 의뢰했다. 유 감독과 이 실장은 ‘태극기 휘날리며’(2004, 강제규 감독) 때부터 호흡을 맞춰 온 콤비다. 유 감독은 “사실적 총기 액션을 연출할 수 있던 데는 이 실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배우에게 총 쥐는 법은 물론, 총 쏘는 자세 등을 가르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비록 공포탄을 사용했지만 총이 주요 소품인만큼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극 중 옥윤이 기관단총을 쏘는 장면에서 공포탄 1000발을 쐈다. 전지현씨가 촬영 마치고 한참 동안 손을 떨더라.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손에 마비가 올 정도였다고 했다. 그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웃음).”



‘암살’의 총기 액션은 할리우드 영화처럼 막대한 물량 공세나 홍콩 액션영화 같은 ‘간지’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사명감에 충실한 독립군 저격수, 분노를 담아 총알을 퍼부어야 하는 인물 등 감정선에 따라 짜여진 액션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덕분에 영화적 재미가 한층 배가됐다.





-총기 전문 스태프 이주환 실장이 말하는 영화 속 그 총-



<하와이피스톨의 PPK>



크기와 소음이 작아 주로 냉전시대 스파이들이 사용했다. 무엇보다 과장된 동작 없이 절제된 총기 액션을 선보일 수 있다. 극 중 상대를 조용히 제거해야 하는 청부 살인업자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던 소품. 덕분에 하정우는 “멋지고 간결한 폼으로 액션을 할 수 있었다”고.



<포마드의 MP-28>



1928년 독일에서 제작된 총. 30년대 중국에서 복제품 제작이 활발했다. 연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인데, 한 번 장전으로 무려 총알 스무 발을 쏴 동시에 여러 명을 제압할 수 있다. 오달수는 “이 총을 들고 촬영할 땐, 그날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속사포의 톰슨>



30년 미국 해병대에서 사용한 모델. 총소리가 타자기의 타이핑 소리와 비슷해 일명 ‘시카고 타자기’로도 불린다. 극 중 속사포(조진웅)는 별명 그대로 이 총 하나를 이용해 수십 명을 제압하는 위력을 뽐낸다.







글=지용진 기자 windbreak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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