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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강국 꿈꿨던 백범 뜻, 서예로 이어가자” 다짐

한글서예가 현병찬(왼쪽)씨가 제자 김명희씨에게 백범의 친필 ‘붕정만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붕정만리(鵬程萬里)’. 중국 고전 『장자(莊子)』에 나오는 말이다. 전설 속의 가장 큰 새인 붕새가 만리를 날아간다는 뜻이다. 앞길이 양양하다, 할 일이 많다는 의미다. 광복 70년을 맞은 지난 15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있는 전시장 ‘먹글이 있는 집’에 ‘붕정만리’ 넉 자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白凡) 김구(1876~1949) 선생이 1949년 원단(元旦·설날 아침)에 쓴 글이다.

제주서 광복 70주년 서예전
김구 선생 친필 유묵 7점 나와


 전시장에는 백범의 친필 유묵(遺墨) 일곱 점이 나왔다. ‘유지필성(有志必成·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룬다)’ ‘지난행이(知難行易·아는 것은 어렵고 행하는 것은 쉽다)’ 등이 눈에 띈다. 조국의 미래에 대한 백범의 기대가 담겨 있다. 그 맞은 편에는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유묵 영인본 여섯 점도 전시됐다. 하늘을 공경하라는 ‘경천(敬天)’, 나라를 위해 애를 태운다는 ‘국가안위노심초사(國家安危勞心焦思)’ 등이다.

 한글서예의 어른으로 꼽히는 한곬 현병찬(74·한국미협 부이사장)씨가 운을 뗐다. “두 독립운동가가 오늘의 서예인에게 당부하는 말처럼 들린다. 70년 전 광복절은 잃었던 한글을 되찾은 날이다. 광복의 감격을 나누는 동시에 한글의 미학적 가치를 더욱 키워가자”고 말했다. 오는 23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현씨의 수제자 일곱 명이 동참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 초대작가에 오른 이들이다. 초대작가가 되려면 평균 30년의 수련이 필요하다. 제자들은 이날 스승 현씨에게 감사하는 동시에 조국독립에 헌신했던 두 선각자를 기리는 작품을 출품했다.

 초대작가 모임의 회장을 맡은 결곶 김명희(50)씨는 『백범일지』의 한 대목을 옮겨 썼다. 백범은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고 일갈했었다. 김씨는 “자나깨나 문화의 힘을 강조했던 백범의 정신을 잇고, 한글의 우수성을 다양한 글자체로 표현하는 데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제주 서단(書壇)의 큰 잔치였다. 서예가·문인화가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백범·안중근 기념사업을 펼쳐온 삼중(81) 스님이 그가 소장해온 백범 친필을 선뜻 공개했다. 삼중 스님은 “제주는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가 유배 시절 기존의 필법을 총정리한 추사체를 완성한 곳이다. 광복 70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제주=글·사진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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