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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에코 사이언스] 돼지풀 뽑는 날을 정하자

강찬수
논설위원·환경전문기자
강원도 철원 민통선 안쪽에 토교저수지란 곳이 있다. 1969년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73년 큰입배스가 처음 도입됐을 때 이곳에서도 양식이 이뤄졌다. 양식이 중단된 뒤 저수지에 풀어놓은 물고기는 전국 하천·호수로 퍼져나갔다. 2010년 기자는 외래종 취재를 위해 이 저수지를 찾아 낚싯대를 드리웠을 때 한 번에 3만 개의 알을 낳는다는 블루길이 저수지에 가득했다. 평소 낚시라곤 해본 적도 없었지만 한 시간 만에 블루길 25마리를 낚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물 반, 블루길 반’이었다.



 지난달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에서 열대 아마존의 육식물고기인 피라니아와 레드파쿠가 발견되면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진 배경에는 블루길·큰입배스의 악몽이 있었다. 토종물고기를 싹쓸이하며 하천·호수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물고기는 한번 퍼지면 좀처럼 뿌리 뽑기가 어렵다.



 원주지방환경청에서는 2012년부터 토교저수지에 토종물고기인 쏘가리·가물치를 방류하고 있다. 블루길·큰입배스의 알과 치어를 잡아먹도록 하자는 것이다. 덕분에 20%를 웃돌던 외래종 비율이 최근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는 인공산란장을 만들어 블루길 등이 알을 낳으면 알을 걷어내 버리는 방법도 사용한다.



 90년대 외래종의 대명사였던 황소개구리는 요즘 잠잠하다. 가물치·메기 같은 토종물고기, 백로·왜가리 같은 여름 철새가 올챙이를 맛있는 먹잇감으로 여기기 시작한 데다 너구리·족제비가 다 자란 황소개구리 사냥에 나선 덕분이다. 외래종인 붉은귀거북도 전국 하천으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천적을 만났다. 바로 너구리다. 경기도 안산의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는 “붉은귀거북은 물가에 땅을 파고 15~20개의 알을 낳은 뒤 항아리 모양으로 덮어놓는데, 너구리가 귀신같이 찾아내 알을 꺼내 먹는다”고 말했다.



 생태계가 본래 모습을 유지하도록 우리 인간이 잘 지켜준다면 우리 생태계도 낯선 외래종의 횡포에 어느 정도 저항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의 외래종 확산은 자연 생태계에만 맡겨 둘 수 없을 정도도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하천 주변 식물을 뒤덮는 ‘식물계의 황소개구리’ 가시박이나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돼지풀·단풍잎돼지풀은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다.



 외래종 문제를 해결하려면 70년대에 ‘일시에 쥐를 잡자’며 캠페인을 벌였던 것처럼 전 국민이 나설 필요가 있다. 1년에 2~3차례 가시박·돼지풀을 뽑는 날을 정하면 어떨까. 10~20년 지속한다면 성과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강찬수 논설위원·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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