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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두드러기, 근육 녹는 병 … 몸짱 되려다 ‘몸꽝’ 된다





과도한 운동 부작용

“횡문근융해증을 아십니까?” 이름도 생소한 이 질환은 의외로 운동이 화근을 만든 병이다. 운동이 원인을 제공한 질환에 구획증후군도 있다. 또 운동 알레르기가 지나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도 있다. 예전에는 희귀병이었지만 요즘에는 병원에서 드물지 않게 만난다. 운동 마니아와 고강도의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 탓이다. 운동의 득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보약같은 운동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운동과잉 시대, 부작용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적당한 운동'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 담배와 술을 멀리하고 운동을 시작한 권모(40)씨. 덕분에 혈압도 떨어져 운동의 맛에 푹 빠졌다. 그러다가 욕심이 났다. 걷기에서 달리기로 강도를 높이다가 최근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 운동장을 7바퀴나 달리고 난 뒤 전신에 두드러기가 나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 운동으로 인한 알레르기 유발이 원인이었다.



# 김모(50)씨는 주위에서 운동 마니아로 소문이 나 있다. 매일 헬스장을 찾아 덤벨을 들고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체력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그러다 특이한 질환이 찾아왔다. 조기 축구모임에서 땀을 흘리며 뛴 어느 날, 밤이 되자 허리와 엉덩이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것이다. 양손도 함께 저렸다. 진단 결과는 근육이 녹는다는 횡문근융해증이었다.



현대인에게 운동은 생활이다. 크로스 핏, 스피닝 등 단시간에 고강도의 근육활동을 요구하는 운동도 일반화됐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알레르기, 근육 파괴, 근육 마비 등 다양한 신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가장 흔한 운동 부작용은 알레르기다. 꽃가루나 특정한 음식처럼 운동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두드러기, 전신반응 등 세 가지다.



운동으로 인한 첫 번째 알레르기 질환은 운동유발성 기관지 수축(천식)이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서영 교수는 “운동 시 신경전달물질(카테콜라민)이 과잉 분비되고, 기도 점막의 온도 변화로 기관지가 수축하면서 천식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대개 운동 시작 후 5~10분 사이에 호흡이 거칠어지며 숨길이 답답해져 색색거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에는 오히려 폐 기능이 회복돼 호흡이 편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차고 건조한 환경에서 많이 생긴다. 겨울철 등산, 골프 등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 환자도 덩달아 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천식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는 “여름에는 냉방이 잘된 헬스장에서 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크게 내뱉는 운동(러닝머신 등)을 할 때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운동을 무조건 멀리할 수는 없는 일.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달리기처럼 계속 움직이는 운동보다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한다. 충분한 준비운동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운동 유발성 기관지 수축은 성인보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더 흔하다. 정재원 교수는 “천식이 향후 신체발달, 대인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량은 적은데 증상이 심하다면 사전에 기관지확장제를 흡입하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운동 유발성 두드러기다. 땀에 포함된 사이토카인, 면역글로불린 등 염증 관련 물질이 국소반응을 일으켜 두드러기를 유발한다.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사람에게 더 흔하다. 운동 후 체온이 올라가거나 더운 물로 샤워할 때 좁쌀 모양의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도 있다. 주로 상체에 발생한다. 이는 콜린성 두드러기로, 운동에 의한 열이 원인이다.



운동성 두드러기는 건강상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의 예고편일 수 있어서다.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는 운동 후 20분 내 두드러기, 피로감, 가려움 등으로 시작돼 호흡곤란, 저혈압, 의식소실 등으로 이어진다. 흔치 않지만 쇼크나 심혈관계 이상으로 생명을 잃기도 한다. 정재원 교수는 “고강도 운동뿐 아니라 청소나 걷기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영 교수는 “과거 아나필락시스를 겪었다면 첫 증상을 기억해 두거나, 응급상황 시 대처 요령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은 병원에서 휴대용 에피네프린을 처방받아 위급할 때 사용해야 한다.





운동, ‘열심히’만 했다간 근육 녹아



운동 효과는 근육에서 가장 빨리 나타난다. 힘이 세지고, 몸이 탄탄해지면서 자세가 바로 선다. 사람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2억5000만 개의 근섬유는 파괴와 회복을 반복하며 크고 강해진다. 운동을 통한 적절한 자극은 근육을 만드는 ‘명약’이다.



문제는 근육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한 운동을 할 때다. 근육이 녹는 병인 횡문근융해증이 대표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는 “마라톤, 등산 같은 장시간의 고강도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운동은 근육으로 가는 혈액과 전해질을 감소시켜 근육이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근육이 녹으면서 내부 물질(마이오글로빈, 칼륨 등)은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진다. 이 때문에 부종, 근육통 등 1차성 근육 손상과 더불어 신체 불균형으로 장기가 망가지는 2차성 근육 손상이 발생한다. 가장 위험한 장기는 ‘몸의 정화조’ 콩팥(신장)이다. 횡문근융해증의 주요 증상에 소변의 색 변화(적갈색)를 꼽기도 한다. 김순배 교수는 “마이오글로빈은 신장 세뇨관 세포를 죽이고, 혈액 내 칼륨을 해독하면서 신장에 과부하가 온다”고 말했다. 그는 “근육이 1L만 녹아도 혈중 칼륨은 평균치(3.5~5.5mEq/L)의 10배가량 치솟고, 혈중 칼륨 농도가 6.5mEq/L만 넘어도 부정맥으로 생명이 위태롭다.



특히 여름철 운동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근육에 혈액 공급을 촉진하는 칼륨이 땀과 함께 외부로 배출되기 때문. 김순배 교수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운동 중간에 칼륨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스포츠 음료를 마셔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격렬한 근력 운동 시 구획증후군 주의



몸의 근육은 650개에 달한다. 쓰임새에 따라 경로는 모두 다르다. 근육은 이 경로가 뒤섞이지 않도록 각자 방을 만들어 한데 뭉쳐 있다. 예를 들어 정강이에는 전방, 외측, 후방(심부, 첨부) 등 크고 작은 4개의 ‘근육 방’이 있다. 이를 구획이라 부른다.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이근배 교수는 “골절이나 무리한 운동으로 근육이 차지하는 부피가 커지면, 자연히 주변 조직을 압박하면서 다양한 신체 이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구획증후군이다.



지속적인 운동 충격은 만성구획증후군의 주요 원인이다. 달리기, 농구, 자전거타기 등 하체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할 때 흔히 발병한다. 근육의 부하로 부종이 생기면서 혈관과 신경이 압박을 받는 것이다. 통증이나 창백함, 이상감각, 마비, 무맥 등 이른바 ‘5P’는 구획증후군의 특징이다. 이근배 교수는 “종아리의 저림 증상과 통증이 가장 흔한데, 이 때문에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디스크로 오인한다”고 말했다.



만성구획증후군에는 특별한 약이 없다. 대부분 진통제나 항염증 약물을 쓰면서 증상을 관리하는데, 심한 운동을 하면 증상이 재발한다. 반드시 운동해야 한다면 근막을 잘라내 압력을 낮추는 근막절제술을 받는다. 근막절제술을 받아도 근력과 지구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헬스장에서 과도한 무게를 들다 보면 머리에 두통이 올 때가 있다. 운동성 두통이다. 인하대병원 신경과 최성혜 교수는 “운동 자체가 신경계 이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운동이 머리뼈 속 혈관 확장을 유발, 혈관 벽의 통각 수용체를 자극하며 두통이 온다”고 말했다.





<운동 부작용>



알레르기 질환 - 운동 유발성 기관지 수축

증상: 호흡곤란, 기침, 색색거림 등 천식과 비슷

시기: 운동 시작 후 5~10분 사이 가장 심함. 운동 지속 시 증상 완화

예방법: 충분한 준비운동, 운동 전 기관지 확장제 사용



알레르기 질환 -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

증상: 두드러기, 가려움, 호흡곤란, 저혈압, 의식소실

시기: 운동 후 수분에서 20분 내

예방법: 무리한 운동 피하고, 증상 의심되면 즉시 에피네프린 처방



횡문근융해증

증상: 적색뇨, 부종, 근육통, 소변량 감소

시기: 과도한 운동이나 무리한 근육 운동 후

예방법: 갑작스런 신체활동을 피하고 운동 시 이온음료 충분히 섭취



만성구획증후군

증상: 주로 종아리 부위의 통증과 저림 증상, 마비

시기: 지속적인 고강도 운동 시 발생. 운동을 쉬면 증상이 사라짐

예방법: 하체 충격이 덜한 운동 장소, 신발 선택



운동성 두통

증상: 운동 전후로 두통 악화

시기: 주로 무거운 기구를 들거나 스트레칭이 많은 운동 때 발병

예방법: 운동 시 호흡 조절, 혈압 관리



글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사진 서보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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