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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광복 70주년이 서러운 국회 동북아역사특위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연말까지 시한부 활동 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지요.”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세연(부산 금정·재선) 의원이 기운 없이 말했다.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특위의 활동연장(12월 말까지) 안건이 통과된 뒤다. 이번이 마지막 ‘수명 연장’이 될 것 같다는 얘기였다. 김 의원은 “특위 활동이 종료되면 지금까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해온 노력들이 원점으로 돌아갈까 걱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 운영위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년 동안 충분히 활동했기 때문에 이젠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

 공교롭게도 광복 70주년에 국회에선 동북아역사특위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 14일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각종 기념행사로 전국이 떠들썩하지만 국회에서 지난 2년간 묵묵히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온 특위는 외면받고 있다. 2013년 6월 구성된 이 특위는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중단촉구 결의안 채택(2013년 12월), 아베 정부의 독도 영유권 침탈 및 고대사 왜곡에 대한 규탄 결의안 채택(지난 4월) 등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국회 차원의 대응을 도맡아왔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관한 공청회도 수차례 열었다. 2년간 열린 동북아역사특위 전체회의만 38차례0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가 2년3개월 동안 20차례 회의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다. 지난 7월 활동이 종료된 국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발전특위는 1년 동안 7차례 회의를 하는 데 그쳤다.

 김 의원은 위원장 몫으로 나오는 활동비도 직무대리라서 40%(월 214만원)만 받았다고 한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유명무실하다고 비판받은 그동안의 국회 특위들에 비하면 말 그대로 ‘모범 특위’였다. 하지만 정쟁에 밀려 특위의 성과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위원장이 1년 넘게 공석이 된 데도 사연이 있다. 출범 때부터 위원장을 맡아온 남경필 전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하면서 빈자리가 됐다.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다선 의원들에게 요청했지만 한·중·일 외교에서 민감한 이슈를 다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금 동북아역사특위는 또 다른 시련을 맞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여당 몫인 이 특위의 위원장과 야당 몫인 평창동계올림픽지원특위 위원장을 맞바꾸자는 물밑 논의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외교 문제로 골치 아픈 특위보다 강원도 의원들도 많고 내년 총선에 생색을 낼 수 있는 평창특위에 눈독을 들인다고 한다. 입법부가 눈앞의 실리보다 멀리의 국익과 양심을 더 귀히 여기길 기대하면 정말 안 되는 걸까.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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