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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강정호…'다 잘했다면 난 메이저리그에 가 있겠지'

'수비를 소름끼치게 잘하세요? 타격을 잘하세요? 발이 빨라요? 아님 야구센스가 좋아요?'



지난 2010년 프로야구 넥센 유격수 강정호(28)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글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이 컸던 강정호를 깎아내리는 내용이었다. 강정호는 무심한 듯 답글을 달았다. '다 잘했다면 난 메이저리그에 가 있겠지 ㅋㅋ'.



5년 뒤 강정호는 '진짜로'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했다. 빅 리그 데뷔 시즌인 올해는 백업요원으로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당당히 주전자리를 꿰찼다. 12일(한국시간) 규정타석에 진입한 그는 내셔널리그 타율 19위(0.293)에 오르는 등 공격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록을 보면 내셔널리그 15개 팀 어디에 가더라도 중심타선을 맡을 수 있는 선수가 됐다.



국가대표에 처음 뽑혔을 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 피츠버그와 계약을 진행할 때 강정호는 항상 의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실력으로 의혹을 걷어냈다. 강정호 자신도 기대하지 않았던 빅 리거가 됐고, 미국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에서 친근한 별명으로 불렸던 선수이기에 강정호의 성공은 더욱 놀랍다.



넥센 시절부터 강정호는 별명이 많았다. 가수 나훈아를 닮은 외모로 '목동의 나훈아'로 불리기도 했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최고 유격수' 논쟁을 사라지게 만들어 '평화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강스타'라는 건 그가 만든 작품이다. 그의 안티팬이 인터넷에 악성 댓글을 달자 후배 김남형(27)이 '왜 이리 욕을 먹느냐'고 강정호에게 물었다. 강정호는 '이 정도는 해야(욕 먹어야) 스타지'라고 받아쳤다. 팬들은 "웬만하면 화를 안 낸다. 강정호는 해탈한 선수 같다"며 놀라워했다.

그를 '강게이'로 부르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가슴이 깊게 파인 셔츠나 핑크색 등 화려한 색깔의 옷을 즐겨 입는 걸 보고 팬들이 놀리듯 만든 별명이다. 강정호가 동료 선수와 껴안고 있는 사진을 찾아 올리는 게 팬들의 놀이가 됐다. 한 방송사 아나운서가 "진짜 게이냐"고 짓궂은 질문을 하자 강정호는 "아니다. 난 여자 좋아한다"고 답한 적도 있다. 최근 피츠버그 포수 프란시스코 서벨리(29)가 홈런을 때린 강정호 이마에 입을 맞추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게이설'은 동료들과 허물 없이 어울리는 강정호의 적극성이 빚어낸 오해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아직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강정호가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고 있다"고 칭찬했다.



올해 국내 팬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애칭은 '강노루'다. 지난 5월 풀밭에서 뛰노는 노루의 동영상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올리면서 생겼다. 피츠버그 시내 아파트에서 통역원 김휘경씨와 사는 강정호는 휴일을 동물원이나 커피숍 등에서 조용히 보낸다.



미국 팬들과 미디어는 '킹캉(King Kang)'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피츠버그 홈구장 PNC파크에선 'King Kang'이라고 쓴 응원 팻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킹콩(kingkong)'과 강정호의 성을 결합해 만든 말이다. 허들 감독이 킹콩 흉내를 내면서 강정호를 부른 적도 있다. 여러 별명으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강정호이지만 어느새 메이저리그 수준급 선수로 성장했다.



◇규정타석 채운 강정호, 타격 19위=강정호는 12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5번타자·유격수로 나서 4타수 1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1회 2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시속 97마일(약 156㎞) 빠른 공을 밀어쳐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때렸다. 피츠버그는 3-4로 역전패했다.

이날 강정호는 개막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워 타격 기록표에 등장했다. 내셔널리그 타율 19위, 출루율 12위(0.367), 장타율은 24위(0.454)다. 후반기 활약은 더욱 빛난다.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8위(0.369), OPS(출루율+장타율) 7위(1.086)에 올라 있다. 5년 전 어느 팬의 말처럼 강정호의 수비도, 타격도, 주루도 최고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전체적인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돋보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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