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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풍경의 그림자들을 껴입으며 그래도 오늘은 살아 있다."

“시계 속의 시간은 출렁이며 흘러가는 때가 많았다. 꽃들이 마지막을 고하며 떠날 때마다 나는 시든 꽃잎처럼 향기가 없는, 낡은 사랑을 붙잡고 울었다. 시간이 허물로 남겨놓은 풍경의 그림자들을 껴입으며 그래도 오늘은 살아 있다. .”

길상호 사진에세이 『한 사람을 건너왔다』(다이얼로그)의 ‘작가의 말’


197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길상호 시인이 최근 펴낸 사진에세이 『한 사람을 건나왔다』에 앞머리에 실린 ‘작가의 말’ 전문이다. 에세이라고 했지만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마다 맞물린 짧은 글들은 에세이라기보다는 시에 가깝다. 어떤 풍경, 이미지를 떠올리게 해서다.

작가의 말 자체가 한 편의 시다. 40대 중반의 이 사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짐작하게 된다.

가령 시인에게 삶은 내면을 출렁이게 하는 사건들로 가득한 어떤 과정이다. 그 사건들이 반드시 사회적으로 떠들썩한 사건일 필요는 없다. 꽃들이 지는 작은 사건, 혹은 풋사랑이 떠나가는 안타까운 사태. 물론 귀한 어린 생명들이 하릴없이 스러져간, 어른들로서는 치욕스런 사건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사람은 그런 사건의 그림자, 찌꺼기들을 덕지덕지 뒤덮은 채 살아간다. 어쩌면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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