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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반값 등록금’ 공약 … 친서민 행보 가속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획기적인 학자금 부담 경감 공약을 내놓았다. 적진인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로 아수라장이 된 사이 친서민 행보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뉴햄프셔 엑스터의 토론회에서 “학비가 대학 교육에 장벽이 돼선 안 된다”며 향후 10년에 걸쳐 3500억 달러(약 412조원)를 투입하는 ‘뉴 칼리지 콤팩트(New College Compact)’를 발표했다.

 큰 골격은 ‘미국판 반값 등록금’ 공약이라 할 만하다. 4년제 공립대 재학생이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학비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 정부가 학비를 낮추면 연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다. 2년제 공립대(커뮤니티 칼리지)는 학비를 면제한다.

 학자금 대출 상환 상한제도 있다. 상환액이 연 소득의 10%를 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20년을 꾸준히 갚은 뒤에도 남게 되는 부채는 탕감된다. 이자 부담을 절반 이상으로 낮출 수 있도록 대출을 갈아타는 채무 재조정도 포함돼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반값 등록금 공약은 다목적이다. 우선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열광하고 있는 민주당 내 진보진영을 붙잡는 ‘수성(守城)’ 성격이 짙다. 샌더스는 ‘부채 면제’에서 더 나아가 ‘등록금 면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으론 학자금 대출 문제에 재정을 투입하는 데 소극적인 공화당 진영을 향한 ‘공성(攻城)’ 전략이기도 하다. 학자금 문제는 세대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큰 이슈다. 졸업 후 상환 부담에 짓눌리는 20~30대는 물론 자녀 학비 부담으로 등골이 휘는 40~50대가 모두 당면 과제로 여긴다.

 현재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을 쓴 이는 4300만 명. 그 총액은 1조2000억 달러(약 1410조원)로 금융위기 이후 2배로 증가했다. 신용카드나 자동차 대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능가한다. 학자금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하거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수백만 명에 달할 정도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부유층에 대한 세금공제 한도를 줄이고 탈세 구멍을 막음으로써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실상의 부자 증세다.

 계획 중 상당수는 의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반대 깃발을 높이 들고 있다. 부유층 납세자들의 부담 증가를 이유로 내세운다. 민주당의 의회 영향력이 지금보다 컸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책도 번번이 공화당에 막혀 좌초되곤 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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