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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0억씩 빚 갚는 LH … 이자만 연간 4000억 줄여


이재영 사장
휴가철인데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일, 경남 진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서 긴급간부회의가 열렸다. 이재영 사장을 비롯해 200여 명의 본사 처·실장과 지역 본부장 등이 전국에서 모였다.

비용 절감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5일 최경환 부총리가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이날 회의는 노사협의를 거쳐 이달 말까지 현재 2급 이상에 시행 중인 임금피크제를 6400여 명의 전직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빚이 많아 ‘부채 공룡’으로 불리는 LH가 한결 가벼워졌다. 발 빠른 경영혁신으로 부채를 대폭 줄였다. LH는 ‘체중 감량’으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밖으로 눈을 돌려 정부의 서민주거안정 정책 추진과 지역개발에 적극 나섰다.

 LH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부채가 93조6000억원이다. 올 들어 7개월 새 5조원 줄었다. 월 평균 7000여억원을 갚은 셈이다. 부채가 절정이던 2013년 말에 비하면 12조원가량(12%) 감소했다. 부채 감축으로 절감되는 이자만 연간 4000억원에 달한다.

 LH는 공기업 전체 부채 감축의 1등 공신이다. 국회예산처가 공공기관 결산자료를 종합 평가한 결과 지난해 비금융기관 부채가 3조2000억원 줄었다. LH가 가장 많은 7조2000억원을 감축해 전체 부채를 줄이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LH 관계자는 “혁신적인 경영기법 도입 등으로 수입을 늘리고 지출은 줄여 단순히 살만 빼는 게 아니라 체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목표관리제 등을 시행해 지난달 말까지 15조8000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해 벌써 올해 연간 목표(18조9000억원)의 84%를 달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2000억원 더 많다.

 LH는 사업규모를 줄이기보다 민간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로 비용을 아낀다. 공공임대리츠·대행개발 같은 새로운 사업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부터 9조원의 사업비를 절감했다.

 LH는 나아진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그 동안 부채에 발목 잡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던 대외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올 하반기 들어 행복주택·뉴스테이·주거급여 등 서민부터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정부의 주거안정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들 정책의 수혜 대상은 2017년까지 전국 135만가구로 예상된다.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 중인 택지개발 등의 사업비를 조기 집행해 당초의 올해 계획보다 5600억원 많은 17조7600억원을 연말까지 풀기로 했다. 보상 시작 후 6개월간 적용하던 채권보상을 3억원까지 현금보상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만큼 돈이 더 풀리게 된다.

 LH는 지난 6월 말 본사를 경기도 분당에서 진주로 옮긴 뒤 특화산업단지 등으로 진주 일대의 지역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재영 사장은 “이제는 몸이 한결 가벼워졌기 때문에 부채 감축 못지 않게 지역과 국내 내수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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