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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올리고 큰절 … 칠순 잔치 연 광복 소나무

지난 8일 대구시 첨백당에서 열린 광복 소나무 고희연에서 최주원 회장(왼쪽에서 다섯째) 등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막걸리를 붓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광복을 기념해 젊은이들이 소나무를 심다니 얼마나 가상합니까. 그들의 마음이 담긴 소나무를 잘 돌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요.”

해방 당시 평광동 청년들이 심어
3그루 중 1그루 살아 장수 잔치



 대구 ‘광복 소나무 사랑모임’ 최주원(63) 회장은 “그게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일 대구시 동구 평광동의 단양 우씨 재실인 첨백당 앞에서 칠순잔치를 열었다. 잔칫상을 받은 것은 사람이 아니라 ‘광복 소나무’였다. 최 회장과 회원·주민 등 60여 명은 소나무 앞에 시루떡·한과·막걸리를 차려놓고 큰절을 했다. 잔치가 끝나자 장수하라는 뜻에서 회원들이 막걸리를 소나무 둘레에 뿌렸다.



 이 소나무는 높이 6m에 밑동 지름이 54㎝다. 평범해 보이지만 사연이 있다. 일제의 침략에서 벗어난 날인 1945년 8월 15일을 기념해 주민들이 심은 나무여서다. 주인공은 당시 40세였던 고 우하정씨와 마을 청년 4명이었다. 이들은 광복의 기쁨을 길이 기억할 방안을 논의했다. 결론은 소나무를 심자는 데 모아졌다.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데다 수명이 길어 그 뜻을 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들은 한 달 뒤인 9월 중순 마을 옆산에서 소나무 세 그루를 캐 첨백당 앞에 심었다. 그러곤 인근 논에 있던 높이 80㎝ 정도의 돌을 가져다 ‘단기 4278. 8.15 해방 기념’이라고 새긴 뒤 소나무 옆에 세웠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한 그루는 죽고 나머지 하나는 옆으로 자라 베었다고 한다. 남은 한 그루가 바로 광복 소나무다. 심을 당시 45년 된 나무여서 현재 115년생이다.



 광복 소나무라고 이름 붙인 사람도 최 회장이다. 2004년 이 지역 동장으로 일하면서 소나무에 이름을 짓고 병충해가 없는지 돌보기 시작했다. 그는 “광복을 기리기 위해 소나무를 심은 유일한 곳이 이 마을”이라며 “나무의 의미를 알리려면 그에 맞는 이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퇴직 후인 2013년에는 소나무를 보살피는 모임도 만들었다. 교수·기업인·주민 등 회원이 119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광복절을 앞두고 소나무 유래비를 만든 데 이어 올해는 주변 마을 200여 가구에 태극기를 나눠줬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행사들이다. 최 회장은 “광복 소나무를 대구시 기념물로 지정토록 하고 시티투어 코스에도 넣어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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