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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장서 일선 복귀 … ‘평생법관’ 롤모델 됐으면 해요

조병현 전 서울고법원장은 “능력이 다할 때까지 판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고등법원 판사로 다시 가면 월급 깎이는 거 아닙니까?”

 조병현(60·사법연수원 11기) 전 서울고법 원장이 지난 2월 재판부 복귀를 결정한 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조 전 원장은 2010년부터 부산지법·대구고법·대전고법 등 법원장만 내리 5년을 역임했다. 그래서 일선 고법 부장판사로의 복귀는 의외였다. 지난 6개월 연구법관 기간을 거쳐 정식 출근을 하루 앞둔 11일 서초동 서울고법 판사실에서 그를 만났다.

 조 전 원장은 “퇴직하고 1년 정도 쉬고 변호사 개업을 할까 했는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재판부 복귀를 권유했고, 아내와 아들도 변호사 개업보다 법원에 남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스스로도 ‘능력이 다할 때까지 판사로 일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법관직을 승진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원장을 그만두면 으레 법복을 벗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왜 재판부로 돌아가는지 의아하게 여겼고요. 만나는 분들마다 ‘예우가 달라질텐데 괜찮겠느냐’고 걱정해주곤 하더군요.”

 법원장 근무 후 일선 재판부로 복귀하는 ‘법원장 순환보직제’가 도입된 건 2012년이었다. 후배 판사가 법원장으로 승진할 경우 선배 기수가 줄줄이 사퇴하던 관행 대신 평생법관제를 정착시키려는 취지였다. 2012년 5명, 2013년 2명, 2014년 7명, 올해는 5명이 법원장 임기를 마치고 재판부로 복귀했다. 하지만 자신이 원장으로 있었던 법원으로 돌아온 것은 조 전 원장이 처음이다.

 그는 “법원장 순환보직 인사가 일상화돼 평생 판사로 일하는 문화가 자리잡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위 법관들의 경륜과 능력을 사장시키지 않고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원숙한 재판을 통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향상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전관예우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지요.”

 서울고법 행정9부에 배치된 조 전 원장은 “5년 만에 다시 재판을 하게 돼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부장판사급 배석판사들과 함께 일하는 대등재판부여서 재판 진행은 물론 판결문도 직접 써야 한다. 조 전 원장은 “판사로 29년간 재직하면서 행정재판을 담담한 기간이 7년 가까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래도 재판에서 손을 놓은 지 오래됐다는 생각에 한달 전부터 짬짬이 법원에 나와 업무를 익혔다고 한다.

 행정재판에 전자소송이 도입된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다.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봐야 해 눈 보호약도 샀다. 그는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행정 조정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월급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법관은 단일호봉제여서 월급이 직위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물론 법원장 판공비는 못받겠죠.(웃음)”

글=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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