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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동빈의 뼈를 깎겠다는 사과와 약속, 지켜보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제 밝힌 ‘대국민 사과’는 롯데호텔의 상장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요약된다. 신 회장은 황제 경영, 손가락질 경영을 가능하게 한 순환출자 고리를 연내 80% 이상 끊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는 416개로 대기업 순환출자의 대부분(90.6%)을 차지한다. 신 회장은 또 중장기적으로 순환출자를 완전히 없애고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순환출자 고리 320개를 없애는 데 줄잡아 7조원이 들어가는데 이는 롯데의 순이익 2~3년 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룹이 연구개발이나 투자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신 회장이 이런 결단을 하게 된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 전체로 확산한 반(反)롯데 정서는 그룹을 존폐 위기로 몰아넣을 정도였다. 시민단체들은 롯데의 전근대적 경영을 문제 삼으며 불매운동에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롯데카드 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도 거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 계열사 지분 공개를 요구했고 국세청은 일본 국세청에 총수 일가의 과세 내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롯데법’으로 불리는 재벌개혁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계열사 주가가 하락했고 매출도 떨어졌다. 신 회장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의 개혁안은 그간 우리 사회가 지적한 롯데의 문제점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고치겠다고 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벌써 일각에선 신 회장의 사과와 경영 투명화 계획이 곧 열릴 국정감사나 여론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재벌들은 경영권 분쟁이나 편법 상속 등으로 사회에 큰 물의를 빚을 때마다 지배구조 개선이나 사회공헌 등을 약속해놓고 시간이 흐르면 슬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가는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온 국민이 롯데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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