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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묘기 겨루는 ‘전쟁 올림픽’

탱크 바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한 인도 탱크가 장애물을 넘고 있다. [사진 국제군사경연대회 홈페이지]

탱크 바이애슬론, 항공 다트, 장갑차 마스터…. 러시아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국제군사경연대회의 종목들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전쟁 올림픽’이라 할만한 국제군사경연대회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시베리아 남서부 노보시비르스크 등 10개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군사경연대회는 17개국 2000여 명의 군인들이 참여해 올림픽처럼 실력을 겨루는 게임이다. 훈련 형태로 워게임 시뮬레이션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종목별로 전쟁 올림픽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13개 종목에 걸쳐 치러진다. 탱크 바이애슬론의 경우 탱크를 운전하며 제한된 시간에 장애물을 피해 2㎞ 떨어진 곳의 목표물을 포격하는 게임이다. 13개 참여국 중 지난 7일 현재 러시아팀이 1위, 카자흐스탄과 중국팀이 2·3위를 달리고 있다. 항공 다트의 경우 수호이(SU)와 미그(MIG) 등 러시아제 전투기로 1500m 이하의 저고도에서 편대 곡예 비행을 하거나 바다 위 목표물을 공격하는 모의 전투를 벌인다. 러시아팀이 1·2위, 중국팀이 3·4위, 베네수엘라팀이 5위에 올라 있다.

 카스피안 컵·더비 종목은 카스피해에서 함선의 항해 능력과 해상·해저 모의 전투를 펼치는 경기다. 탱크와 조를 이룬 공수부대가 9㎞를 빠른 속도로 정복해 나가는 ‘에어본 플래툰(공수 소대)’ 종목, 정확한 포격을 겨루는 ‘포병 마스터’, 가상의 적기를 방어하는 ‘방공 마스터’ 등의 종목이 진행된다. 육·해·공 전투 종목 외에 상륙전, 경로 확보, 핵·화학전을 비롯해 야전에서 전투식량을 보급하는 ‘전투 요리’도 경쟁한다. 대부분의 종목에서 러시아가 1위를 달리고 있다.

 WP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크림반도 장악 후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되며 군사력 강화를 모색해 온 것과 같은 맥락에서 열린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올해 독일 나치와의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식(5월 9일)을 성대하게 치르며 ‘아르마타 탱크’등 차세대 무기를 공개한 것처럼 서방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설명이다.

 이번 이벤트는 대중들이 군사력 확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분리주의 움직임을 억누르는 측면도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러시아가 내년 애국 테마파크를 개장하고, 모스크바 트베르스카야 거리에 군사용품 관련 상점을 만들며, 군사 방송국 ‘즈베즈다’를 개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러시아제 무기 판매를 위한 홍보 성격도 있다. 북한도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부국장 최재식 소장(준장) 등 장성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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