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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선택은 큰 곳보다 두터운 곳

<결승1국>
○·김지석 9단 ●·탕웨이싱 9단


제13보(154~172)= 김지석은 알고 있다. 비교적 기분 좋게 두터운 흐름을 이끌어왔으나 형세는 불리하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미세한 것도 아니다. 정상의 프로들은 종반이 다가오면 반집의 차이를 읽어낸다.

 좌하귀 155, 157에 패의 자리를 잇지 않고 158을 선수한 뒤 160으로 하변 문단속을 서두른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하변 160은, 좌상귀 쪽에 흑 2점을 끊어 잡는 백A와 맞보기라 생각하고 두터운 느낌을 주는 하변 160을 선택했는데 서울의 검토실에선 이 수를 ‘진다면 패착’으로 지목했다.

 여기서는 ‘참고도’ 백1로 흑 2점을 잡는 게 더 컸다. 다음 백a도 선수고 백b로 끊어 잡는 수도 남아 하변을 지키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뜻인데 미묘한 뒷얘기가 남아있다.

 기회는 바람과 같다. 다가왔을 때 잡지 못하면 바로 스쳐 사라진다. 좌상귀 쪽 161, 163을 아낌없이 활용하고 165로 지키면서 갑자기 ‘흑의 승리가 유력해졌다’고 한다. ‘참고도’ 백b로 끊어 잡는 수단이 사라졌으니 지금은 166이 최선.

 좌하귀 쪽으로 손을 돌려 168, 172로 따낸 것은 상대를 압박해 끝내기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 바둑은 기세의 승부다. 미세한 상황에서 한발, 두발 물러서다 보면 순식간에 뒤집힐 수도 있으니까.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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