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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소파서 롤러코스터 타는 세상

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5’가 열렸다. 가상현실 포털사이트 87870닷컴의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VR 전투기 게임을 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게임 엑스포 ‘차이나조이 2015’ 전시장. 가상현실(VR) 포털 87870닷컴의 부스에는 VR 헤드셋을 쓴 체험객들로 가득했다. 머리엔 VR 헤드셋을, 두 손엔 게임용 총을 든 한 관람객은 러닝머신처럼 생긴 기구 위에서 쉴 새 없이 뛰었다. 그는 눈앞에 펼쳐진 끝없는 미로 속을 뛰어다니며, 벽 뒤에서 튀어 나오는 표적을 추적했다. 가상이지만 그에겐 현실이나 다름없었다. 옴니패키지라는 이 VR체험세트를 만든 버툭스 관계자는 “특수 제작한 러닝머신 위에서 몸을 이리저리 돌리고 뛰는 동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87870닷컴 부스에선 앞으로 펼쳐질 VR 대중화 시대를 미리 엿볼 수 있었다. VR 헤드셋만 쓰면 원거리에 있는 주택 모델하우스 내부를 꼼꼼히 둘러볼 수 있고, 소파에 앉아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아직은 게임과 영상을 통한 간접체험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공연이나 스포츠중계를 VR기술과 접목하면 실시간 ‘원격 관람’도 가능하다.

 중국 최대 VR포털인 87870닷컴은 설립 직후인 2012년부터 일찌감치 VR 시장에 주목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VR 관련 인터넷 트래픽의 90%가 87870닷컴에서 나온다. 특히 지난해 페이스북이 VR기기 제조업체인 오큘러스VR을 인수하며 전 세계 VR 시장이 달아오르자 중국에서도 VR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올 연말께 오큘러스·HTC·소니 등이 시제품 보완작업을 끝내고 상업용 VR 기기를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2016년은 VR 시장의 원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인 KZERO는 2018년까지 헤드셋 형태의 기기가 3900만 대가량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20달러짜리 골판지로 만든 구글의 가상현실 기기 ‘카드보드’나 스마트폰을 장착해 쓰는 삼성 기어VR 등에 더해 모바일에 특화된 기기들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까지 VR 관련 글로벌 시장은 426조원 규모에 달한다.

 VR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VR 콘텐트’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PC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인됐듯 시장은 재미있고 유용한 콘텐트 생태계를 가진 기기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스마트폰 시대에 시청각에 국한됐던 경험의 폭이 VR 시대에는 시공간을 초월한 무한대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VR 기기를 이미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 아우디는 영업점에 VR 기기를 비치해 놓고 소비자가 최신 모델을 직접 운전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가장 주목되는 VR 시장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다.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E3에서 오큘러스VR·소니·마이크로소프트·밸브 등은 VR 생태계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자의 비전을 공개했다. VR 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 출시를 앞둔 소니는 VR 게임 ‘서머레슨’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대만 HTC와 손잡고 VR 기기 ‘바이브’를 개발한 게임업체 밸브는 VR 게임 전용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과 대중문화에 강한 한국에도 VR은 새로운 성장 기회다. 중국 87870닷컴은 한국 내 합작사인 87870L3와 함께 한·중 VR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성원 87870L3 대표는 “한국 87870L3는 글로벌 VR 콘텐트 허브가 될 것”이라며 “K팝 스타의 공연이나 뮤직비디오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를 중국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K팝 스타의 콘서트 장면을 VR 콘텐트로 만들어 중국 팬들에게 실시간 송출하는 ‘VR 방송국’도 만들 계획이다. VR 콘텐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 87870닷컴은 지난달 3000만 달러를 투자금으로 유치했다.

 차이나조이 전시장을 방문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87870닷컴이 가진 기술력과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트를 접목하면 폭발적인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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