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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비핵화 촉구" 아세안 외교장관들, 이례적 대북 강경 메시지 발산

아세안(ASEAN) 10개국 외교장관들이 완전한 비핵화와 지속적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나온 공동성명은 “우리는 탄도미사일 발사 등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에 우려를 표한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6자회담에서 도출한 2005년 9·19 공동성명상 의무를 준수하길 촉구한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지난 5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실험을 콕 짚어 우려를 표한 것이다.

특히 공동성명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지속적 남북대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어서 충족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complete and verifiable de-nuclearisation of the Korean Peninsula)와 통일을 달성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올해 처음 들어간 표현으로, 한국과 미국 등이 북한 비핵화를 촉구할 때 주로 사용하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sation·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기준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다. 남북대화나 통일을 언급한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북한과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가 다수인 아세안이 공동성명에서 이처럼 단호한 대북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례적이란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아세안 외교장관 공동성명은 말 그대로 10개국만의 합의 사항이다. 한국 등 제3국은 의견 개진을 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수용 외무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ARF를 전후로 쿠알라룸푸르에서 여러 국가와 양자회담을 하는 동시에 기자회견 등 적극적 방법을 통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아세안 국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를 묵살한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던 2013년 성명보다도 강경한 톤”이라며 “한국이 회의 내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10월10일을 전후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도발 등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는데, 북한이 기자회견에서 인공위성을 계속 쏘겠다고 하는 등 도발적 언행을 한 것이 역효과가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가까웠던 국가들의 ‘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유엔 총회에서 반인도범죄를 자행한 ‘북한 최고위층 지도부’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북한 인권 결의안이 ‘111대 19’라는 압도적 표 차로 가결됐을 때도 북한에 호의적이던 비동맹국가 상당수(투표 참여 108개국 중 42개국 찬성, 49개국 기권)가 북한에 등을 돌린 바 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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