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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스스로 그러한

대관령국제음악제를 보러 지난 주말 강원도 평창에 다녀왔습니다. 저희 지면에서 이미 소개해드린 발레리나 서희의 공연이 오후 2시에 있었기에 오전 7시에 집에서 나왔습니다. 아무리 막혀도 다섯 시간이면 가겠지 하면서 짐짓 여유도 부렸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라는 게 꼭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더군요. 사상 초유의 교통 정체. 영동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기어 중립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하고 서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45분. 무대 밖으로 라벨의 ‘볼레로’만 무심하게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커튼콜 때 들어가 물개 박수를 치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노력을 했는데 인연이 아니었다면 깨끗하게 마음을 비울 일입니다. 짐을 풀고 공연장 반대편 호숫가로 산책하러 나갔습니다. 벌써 선선한 바람에 코스모스들이 산들산들 인사를 합니다. 꽃들이 참 예뻤습니다. ‘넌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이렇게 예쁜거냐’라고 물어보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들은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러한(自然)’ 존재라는 사실을.

‘스스로 그러한’ 나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분홍 코스모스 사이에서 혼자 자줏빛 꽃잎을 가진 코스모스 하나가 절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p.s. 8월 26일 오후 2시 KBS-1TV에서 음악제 주요 공연 실황을 녹화방송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기다려 볼 일입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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