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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웰빙가에선] 샐러드의 함정

어린 시절 즐겨먹던 음식 중에 사라다빵이란 것이 있었다. 으깬 감자와 오이·당근 등으로 만든 샐러드를 빵에 넣은 것인데, 얼마나 맛있었던지 집에서 여러 번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사과나 각종 과일을 깍뚝썰기해서 마요네즈에 버무리고 건포도를 끼얹은 ‘과일 사라다’와 얇게 썬 양배추에 마요네즈와 케첩을 적절히 섞어 만든 소스를 뿌려서 먹던 ‘양배추 사라다’가 인기였다. 일본어식 발음의 잔재 때문인지 그 때만해도 샐러드라는 단어보다 사라다가 익숙했다. 지금도 뷔페에 가면 마요네즈로 버무린 샐러드들이 놓여 있지만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손은 생채소와 그 옆에 따로 담긴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 드레싱으로 옮겨간다. 생각해보면 사라다보다 샐러드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게 되기까지 일본어의 잔재만 흐려진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샐러드의 내용물도 변해왔다.

요즘 주변에서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로 끼니를 대신한다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환자 중에도 건강을 위해 샐러드로 아침 식사를 한다는 이가 꽤 있다. 채소에는 식이섬유와 각종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하다. 특히 수분과 식이섬유 함유량이 높아 많은 양을 먹어도 상대적으로 열량이 낮고 포만감을 줘서 체중이나 식사 조절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식재료다. 식이섬유는 장 내 수분을 끌어들이면서 대변의 부피를 크게 해서 변의를 느끼기 쉽게 하므로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많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항산화작용은 각종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켜주고 칼륨 성분은 나트륨 배설을 촉진시켜서 혈압 조절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러스트 강일구
하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샐러드는 영양불균형 식사 혹은 칼로리 폭탄이 될 수도 있다. 한 끼에 먹는 양도 중요하지만 식단을 구성하는 영양성분도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한 끼 식사 대용이 되려면 채소만 잔뜩 넣기보다는 삶은 달걀이나 닭가슴살, 삶은 콩, 연두부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단백질도 보충되고 포만감이 더해지며 영양소 균형도 맞게 될 것이다. 샐러드를 먹을 때 드레싱이나 토핑을 고려하지 않으면 열량 폭탄을 맞기도 쉽다. 베이컨이나 튀긴 닭고기를 넣고 치즈와 함께 꿀이나 마요네즈가 함유된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의 열량은 상당할 터다. 또 식전 음식으로 샐러드를 먹는 경우에는 다른 음식으로부터 섭취하는 열량이 있기 때문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메인으로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에 먹는 샐러드가 그런 경우다.

요즘 시중에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 드레싱이 판매되는데, 구매 전에 각 종류별로 영양성분 표시의 열량과 포화지방 비율, 나트륨 함량 등을 비교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마요네즈를 기본으로 한 것보다는 올리브유나 간장 혹은 식초를 기본으로 한 것들이 좀 더 낮다. 요거트 드레싱의 경우에는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샐러드 드레싱은 양념과도 같은 개념이니 한 숟가락 정도로도 충분하다.

달달한 맛과 함께 열량이 높은 간식거리였던 사라다가 이젠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다이어트용 건강샐러드로 변신해가고 있다. 사라다냐 샐러드냐, 무엇을 먹을 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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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