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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퍼팅 때 최적 로프트는 3~5도 … 퍼터 라이각은 78도로 규제

지난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7)는 우승 비결로 퍼팅을 꼽았다. 마지막 날엔 퍼터를 갖다 대기만 해도 홀 속에 쏙쏙 빨려들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예 조던 스피스(22)도 뛰어난 퍼팅 실력을 갖춘 선수로 꼽힌다.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스피스가 현역 골퍼 가운데 가장 퍼팅을 잘 한다고 말한다. 그래선지 스피스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델의 한정판 퍼터는 국내에서도 2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나갔다.

 주말 골퍼에게도 퍼터는 중요하다. 퍼팅 실력이 조금만 좋아지면 어렵지 않게 3~4타를 줄일 수 있다. 지난주 퍼터의 종류에 이어 이번 주엔 퍼팅의 원리에 대해 말씀드린다.

 14개의 골프클럽 가운데 반발력이 가장 뛰어난 건 뭘까. 드라이버? 아이언? 정답은 퍼터다. 드라이버의 반발계수(COR)는 0.830을 넘지 못하는데 비해 퍼터엔 제한이 없다. 퍼팅은 먼 거리를 보내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반발계수를 제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굳이 따지면 퍼터의 반발계수는 대부분 0.9를 넘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린 위에서 퍼터로 살짝만 건드려도 공은 꽤 멀리 굴러간다.

 자, 이제 퍼터 헤드를 살펴보자. 퍼터 헤드의 페이스는 뒤로 약간 누워 있다. 로프트가 3~5도 정도 된다. 직각으로 헤드 페이스를 만들어도 무방하지만 이렇게 만들면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3~5도 정도의 로프트가 퍼팅을 하기 가장 쉬운 각도라고 말한다.

 퍼터 헤드에서 로프트의 역할은 골프공이 잘 구르게 하는 것이다. 잔디 위에서 미끄러지지(skid) 않고 잘 굴러가도록(roll) 하는 것이 로프트의 역할이다. 그린 위에서 퍼팅 스트로크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임팩트 직후 공엔 백스핀이 걸리면서 아주 미세하게 공중에 뜬다. 그리고는 아주 짧은 거리를 날아간 뒤 지면에 내려앉는다. 그 뒤에는 그린 위를 미끄러진다. 이를 스키드(skid)라 부른다. 그린 위를 미끄러진 공은 일정 구간이 지난 뒤에야 오버스핀이 걸리면서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한다. 볼의 구름(roll)이 중요한 건 그래야만 직진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스키드가 많아지면 똑같은 강도로 스트로크를 하더라도 퍼팅 거리가 짧아진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m 거리에서 퍼팅을 한다고 가정하면 임팩트 이후 약 5~10cm 정도는 공이 허공에 떠서 날아간다. 그린 위에 떨어진 공은 약 10~20cm 정도를 미끄러진다. 이후에야 공에 걸린 백스핀이 줄어들면서 공이 목표 방향으로 굴러가는 것이다.

 퍼터를 제작할 때 로프트가 너무 크면 골프공이 공중에 붕 뜨는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프로골퍼들은 그린 스피드가 빠르면 퍼터 헤드의 로프트를 일부러 세우기도 한다. 공의 직진성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클럽 헤드와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라이각)도 중요하다. 만약 라이각이 직각(90도)을 이룬다면 퍼팅을 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그러나 골프 규정에선 퍼터의 라이각은 78도를 넘지 못하도록 돼있다. 아마추어 골퍼 중엔 퍼팅을 하기 쉽게 라이각을 90도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골프 규정상 엄연한 불법이다.



도움말 핑골프 우원희 부장, 강상범 팀장, MFS골프 전재홍 대표, 던롭스포츠코리아 김세훈 팀장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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