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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시간 당 470원이 너무 높다고?

[뉴스위크] 서방의 대형 의류업체에 납품하는 미얀마 공장들이 정부 정책안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미얀마 최초로 최저임금을 하루 3.25달러 선으로 정하려는 방안이다. 한편 갭과 H&M을 비롯한 의류 브랜드들은 시간 당 40센트에 상당하는 그 임금안에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이 지속적인 논쟁에서 정부와 급성장하는 수출 주도형 의류제조업계가 대립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의류산업을 규정 짓는 극심한 경쟁 압력에 조명을 비춘다. 또 한편으론 현지 납품업체의 관점과 그들 고객인 의류 브랜드의 대외적인 입장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수년 간 갭, H&M, 마크스 앤 스펜서 그룹, 프리마크 스토어스 같은 서방 의류 소매업체들이 미얀마의 10여 개 의류 공장과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로 버마로도 불렸던 미얀마는 2011년 수십 년 간의 군사독재에서 벗어났다. 그 직후 미국과 유럽의 대규모 제재도 풀렸다. 요즘 미얀마는 지구 상에서 인건비가 가장 싼 편에 속한다. 게다가 아시아 시장 접근성도 좋다. 두 가지 요인 모두 수출용 저가 기성복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에 매력적이다.

지난해 여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재를 완화한 이후 갭이 미국 의류업체 최초로 미얀마에서 공개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미얀마 경제가 일어서는 데 의류업계가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갭은 밝혔다. 그러나 의류업계 기업주들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킨다면 새로 창출된 경제성장의 과실 중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거의 없을 듯하다.

약 350개 공장을 대표하는 미얀마 의류제조업연합은 정부 최저임금안이 너무 높아서 공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류업계에만 특별히 하루 2달러 선의 최저임금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한다. 공장의 기본 임금은 현재 하루 1달러 선이다.

갭·H&M 근로환경 개선 지지

지난 7월 초 갭과 H&M에 납품하는 공장주들을 포함해 약 160개 공장 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가졌다. 협회의 한 관계자가 당시 정부 최저임금안에 관한 논의 광경을 돌이켰다. “한번은 이름을 불러 찬반을 묻는 호명투표(roll call vote)를 실시했다. 사실상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는지 확인하려는 취지였다. “모두가 손을 들었다”고 협회의 프로젝트 관리자인 제이컵 클러레가 말했다. IB타임스가 미얀마 최대 도시이자 의류 제조업 중심지인 양곤에 있는 그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협회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회원들은 모두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와 같은 정서는 미얀마 노동기준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브랜드들의 거듭된 공식적인 입장표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새로 진출한 서방 기업 특히 갭과 H&M은 근로 환경 개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강제 노동, 부당한 초과근무 요구, 불법적인 하청관행 같은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전국적인 최저임금 제도를 지지했다. 미얀마 당국은 2013년 처음으로 최저임금 기준 수립 구상을 발표했다. 고용주·노조·정부 대표로 3자 협의회를 구성해 최저한도를 정하도록 했다. 그 협상에서 마침내 최종안이 제시됐지만 서방 브랜드들이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IB타임스는 갭과 H&M에 최저임금안과 하청업체들의 반대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양사 모두 공장주들의 2단계 임금 시스템 신설안과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새로 제시된 3.25달러 최저임금안도 지지하지 않았다.

외국 소매업체 모두 노조가 지지하는 더 높은 금액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부 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제프리 보그트는 말한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세계 최대 노조 단체인 국제노동조합연맹의 법률팀장이다. “그들에게는 분명 임금인상, 근로자가 먹고 살 만한 임금을 소리 높여 요구할 책임이 있다.” 지금은 미얀마의 대다수 의류공장이 전통적인 노동착취공장(sweatshops)과 다를 바 없다고 그는 말한다. “건강과 안전 문제, 장시간 근로, 낮은 임금, 임금 체불, 잔업수당 미지급, 노조 차별 등 온갖 전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갭과 H&M이 마음만 먹는다면 임금 논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아이린 피에트로파올리는 말한다. 런던에 있는 기업·인권자원센터의 연구원이다. 미얀마 당국이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기 때문에 유력 기업이 비즈니스환경에 경종을 울릴 때는 귀 기울여 듣는 편이다. 최소한 서방 브랜드들이 납품 공장들을 독려해 정부안에 저항하지 않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들은 정말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에 근로환경 개선의 책임을 강제하는 구속력 있는 법 규정이 거의 없다. 그렇다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보그트 팀장은 말한다. OECD는 ‘근로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인 필요’에 부합하는 급여와 근로조건을 제공하도록 개도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에 촉구한다. 의류업계의 현실은 그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끝없는 원가 절감 압박

미얀마로 몰려드는 외국 의류업체 중에는 중국과 한국 기업이 많지만 미국과 유럽 업체도 갈수록 늘어난다. 그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비용이 아주 싸다는 점이라고 보그트 팀장은 말한다. “베트남·캄보디아·방글라데시 모두 인건비가 극히 낮지만 그래도 미얀마보다는 훨씬 높다. 그들은 낮은 임금과 가장 느슨한 규제환경에 쏠린다.”

지난 20여년 동안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은 낮은 인건비를 찾아 미국과 유럽의 공장에서 멕시코, 중미, 중국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동남아로 몰려갔다. 2013년 4월 방글라데시의 라나 플라자 공단 건물이 붕괴돼 봉제공장 근로자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참사로 방글라데시로 몰려드는 의류업계의 최근 추세가 주목 받았다. 타겟과 월마트를 포함해 수십 개 미국 의류 소매업체가 현지 공장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방글라데시 현지의 월 최저임금은 70달러 선에 불과하다. 그래도 민간부문 임금 하한선이 없는 미얀마에 비하면 하늘 같은 금액이다.

올해 영국의 위험 분석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조사에선 미얀마의 인건비가 하위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이웃 나라인 베트남과 캄보디아보다 더 내려갔다. 172개국 중 인건비가 미얀마보다 낮은 나라는 지부티뿐이었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공장주들은 이를 자산으로 여긴다. 제조업 로비그룹의 지난해 회의에 앞서 그 단체는 웹사이트에서 이렇게 논평했다. “미얀마에 제조공정을 아웃소싱하는 서방 제조업체는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를 얻는다. 미얀마 근로자 임금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임금이 이웃 나라 태국은 20달러인 반면 미얀마에선 2달러에 불과하다.”

사업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물론 임금뿐이 아니다. 그 밖의 규제 관련 지출도 있다. 적절한 보호장비의 공급, 적합한 환기 시스템 설치와 화재 안전 기준 준수 등이다. 미얀마에선 이 같은 비용이 극히 적게 든다. 공장주들이 지켜야 하는 안전과 건강 규정이 1951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된 있으나마나 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라나 플라자 참사에 앞서 건축물 규제를 적절히 집행하지 않았다고 비판 받았다. 하지만 미얀마에는 애당초 전국적인 건축법이 없다. 최저임금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관련법을 마련하는 단계다.

갭은 그런 환경에서 사업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인정했다. 그들은 지난해 미국 국무부에 자발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했다. 미얀마의 ‘제한적인 법치와 부족한 규제 시스템이 잠재적인 인권 및 사업 위험을 초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환경에 비춰볼 때 적당한 최저임금은 기준향상을 향한 합리적인 조치라고 보그트 팀장은 말한다. 그는 정부의 최저임금안을 가리켜 “미얀마 업계에 경쟁력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상당 부분 엄살로 보인다. 정부에 부담을 줘 임금을 재조정하려는 시도다.”

공장 협회의 클러레 매니저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사업이 떨어져 나갈 위험이 있으며 최저임금 논쟁이 이미 중국·태국·한국·일본의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최저임금안을 발표한 이후 이미 수십 개 공장주가 떠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클러레 매니저는 “많은 투자자가 관망하고 있지만 신규 공장 투자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민감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경쟁이 대단히 치열한 산업이다.”

미얀마에 최저임금이 새로 도입돼도 여전히 경쟁국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초과근무 수당 의무 지급비율은 이웃나라보다 높다. 근로시간이 주당 44시간을 초과할 때는 시급의 약 2배다. 정부 안이 발효되면 미얀마는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와 간신히 경쟁하는” 수준으로 전락한다고 클러레 매니저는 말한다.

“미얀마는 지금으로선 분명 이런 나라들과 간신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식으로는 버틸 수 없다. 몇 가지 이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업계의 매력 중 하나는 원가 경쟁력을 갖춘 노동력이다.”

콜 스탠글러 아이비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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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