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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만남 없이 방북 일정 마치고 돌아온 이희호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방북 일정을 마치고 8일 김포공항으로 입경 수속을 마쳤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만남은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이 여사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을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지난해 친서를 보내 이 여사를 북으로 초청했다. 이에 따라 이 여사는 18명의 방북단을 꾸려 자비로 5~8일 국내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했다.

93세인 이 여사를 김 위원장이 직접 초청했음에도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북한 체제 특성상 깜짝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결국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친서에서 “좋은 계절에 북에 오셔서 휴식을 취하시라”는 요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5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이 여사를 환영나온 이가 맹경일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상대적으로 직위가 낮은 점부터 북한의 환대 수위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여사는 방북 첫째 날엔 평양 대동강변 평양산원(부인과 병원)과 양로원을 돌아봤으며 둘째 날엔 평양 애육원(고아원) 등을 방문한 후 평양에서 차로 북쪽으로 두 시간 거리인 명승지 묘향산으로 향했다. 묘향산에서 2박을 하며 이 여사는 국제친선박람관과 유명 사찰인 보현사를 방문했다. 묘향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여름 휴가를 보내기도 했던 곳으로, 김 위원장이 이곳을 찾아 이 여사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결국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통일부는 여러 차례 “이 여사는 개인 자격으로 방북하시는 것으로,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인 15일을 앞두고 이뤄진 이 여사의 방북을 정부가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익명을 요청한 대북 전문가는 "이 여사가 굳이 지금 이 시점에 방북했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면서도 "정부 역시 이 여사 방북이라는 카드를 의도적으로 소극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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