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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가 안 뽑히면 불복” … TV토론서도 독설

미국 대선의 꽃으로 불리는 TV 토론이 시작됐다. 6일(현지시간) 열린 첫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 참석한 후보들. 왼쪽부터 크리스 크리스티, 마코 루비오, 벤 카슨, 스콧 워커, 도널드 트럼프, 젭 부시, 마이크 허커비, 테드 크루즈, 랜드 폴, 존 케이식. [클리블랜드 AP=뉴시스]

좌충우돌 트럼프, 지리한 안전운행 부시, 존재감 상승한 제3후보-.

 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실내 농구경기장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의 성적표다.

 이날 TV토론에 나선 지지율 상위 10명의 후보 중 가장 주목을 끈 이는 역시 부동산재벌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였다. 멕시코 이민자 문제, 민주당의 유력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관계 등의 질문에 ‘기대했던 대로’ 거침없는 발언으로 일관했다. 트럼프의 인신공격의 ‘타깃’은 멕시코 이민자에서 여성 코미디언, 폭스 뉴스 진행자, 경쟁 후보 등 전방위로 번졌다. 토론이 끝난 뒤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할 것”(공화당 전략가 포드 오코넬), “트럼프의 카운터펀치가 매우 효과적이었다”(미시간대 에런 칼 교수)는 엇갈린 분석이 나왔다.

 이날 최대 파란은 TV토론이 시작하자마자 튀어나왔다.

 폭스뉴스의 진행자가 “먼저,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사람 있으면 손을 들어달라”고 하자 정면에 서 있던 트럼프가 손을 번쩍 든 것이다. 청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9명의 다른 후보들도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트럼프는 큰 몸짓을 지으며 “만약 내가 아닌 다른 후보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내 입장에선 ‘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런 약속을 하지 않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자 이날 유일한 ‘트럼프 저격수’로 나선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 “그동안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던 트럼프가 벌써부터 위험 분산 차원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달라붙으려 한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트럼프는 “내가 당신에게도 많은 돈을 주지 않았느냐”고 맞받아 폭소를 자아냈다.

 트럼프는 또 폭스뉴스의 여성 간판 앵커 메긴 켈리가 “당신은 트위터에서 당신이 싫어하는 여성들을 뚱뚱한 돼지나 개, 속물, 그리고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고 따지자 “로지 오도널에게만 그랬다”고 특정인을 거론했다. 오도널은 동성결혼을 한 거구의 여성 코미디언이다.

 한편 지지율 2위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 때리기’를 철저히 자제하면서 경제·외교정책 등에서 무난한 ‘모범답안’을 반복했다. 토론이 끝난 뒤 폭스뉴스의 정치 전문기자들은 “부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었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WP)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이날의 승자’로 공통 지목한 후보는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었다. WP는 “향후 ‘부시 갖고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경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또 다른 승자는 폭스뉴스의 진행자 3인방. WP는 “(방송 전문가인) 트럼프를 포함한 10명의 후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도 도전적 질문을 던졌다”고 극찬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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