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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 항복해야 끝나는 게임 … 루비콘 강 건넌 두 형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군대를 이끌고 로마에 입성하며 한 이 말이 롯데그룹 신동주(61)·동빈(60)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도 등장했다.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상 적당한 타협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둘 중 하나는 ‘백기’를 들어야 끝이 나는 싸움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주주총회와 법적 절차를 동원해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한 상태다.



서로 “주총·소송 통해 이길 것”
의결정족수만 따지면 신동빈 유리
신동빈, 부친 명예회장 추대 주총
과반 출석에 과반수 찬성 땐 승리
신동주, 이사교체 주총 소집 선언
과반 출석에 3분의 2 찬성 있어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싸움의 가장 큰 분기점이다. 지난달 2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날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신격호(94) 총괄회장을 대동하고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을 지시하자 이를 뒤엎는 이사회 결정을 내리고 신 총괄회장을 경영 에서 물러나게 했다. 대신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홀딩스 정관에는 명예회장 직위가 없기 때문에 주총을 열어야 한다. 신 회장은 3일 입국하면서 “6월 30일 주총을 한 뒤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기다리고 하는 게 좋은지 생각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역시 이사 교체를 위한 주총을 소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주주의 주총 의제 제안(일본 회사법 303∼305조)은 주총이 예고된 8주 전에 올려져야 한다. 즉 현 이사진이 주총에 두 안건을 같이 올리겠다고 결정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신 회장으로선 이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승인돼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주주들이 신 총괄회장의 결정을 뒤엎은 신 회장과 이사회의 판단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주주 자격으로 이사 변경을 위한 주총을 청구(회사법 297조)해 새로운 주총을 연다고 해도 주주들이 이미 결정한 명예회장직 신설과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 이사진 교체에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



 의결정족수만 따지면 일단 신 회장이 유리하다. 일본 상법의 주총 의결정족수 규정(309조)에 따르면 명예회장직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은 ‘일반 의결’사항이다. 의결권을 가진 주주 과반수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만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계획하는 선임 이사 해임안의 경우 의결권이 있는 주주 과반수 출석에 출석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주총에서 승리했다고 모두 끝나는 건 아니다. 어느 쪽이든 이사회의 결정과 주총 의결과 관련해 법률소송을 내겠다고 작정하고 있어서다. 주총에서 신 회장이 힘을 받는다면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와 지지 발언을 앞세워 법적 분쟁을 벌일 수 있다. 반대로 신 전 부회장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다면 신 회장은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이사회 결정의 정당성과 주총 결정의 부당성을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에서 신 회장이 법률에 명시된 것과 어긋나는 절차를 밟은 바 없다”며 “오히려 소송을 하게 되면 신 회장의 경영권이 정당성을 더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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