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신동빈, 아버지와 5분 면담 … “분위기 훈훈” “형님이 격노”

아버지 면담 뒤 롯데월드타워로 신동빈 회장(가운데)이 3일 귀국 직후 신격호 총괄회장과 면담 뒤 잠실로 이동해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오른쪽)과 롯데월드 타워 공사 현장의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인근 면세점으로 이동해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 롯데그룹]


3일 오후 롯데그룹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0) 회장이 만났다. ‘롯데 가문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이다. 5분도 안 되는 짧은 만남, 그러나 이 만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동빈 측은 “전반적으로 훈훈한 분위기였다”며 “부자가 만난 걸 화해로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에서 부자가 만날 때 바로 근처(방과 방 사이 복도)에 있었다는 신선호(82)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의 말은 달랐다.

롯데 임원이 전한 34층 상황
신동빈 “도쿄 잘 다녀왔습니다”
신격호 “어허 그러냐”며 화답
복도에 있었다는 신선호 사장
“아들 들어오자 나가라고 소리쳐
신동빈, 옆방 신동주 안 만나고 가”



 그는 “신 총괄회장이 격분했으며 신동빈 회장에게 나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으로 신동빈 회장에 대해 “아버지를 어떻게 해임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하며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을 지지한 인물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0분쯤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공항을 빠져나와 곧장 아버지부터 찾아갔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롯데 임원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었다. 신 회장을 안내한 한 임원이 문을 닫고 나오기 직전에 부자가 “어디 다녀왔느냐” “도쿄에 잘 다녀왔습니다” “어허, 그러냐” “걱정을 끼쳐 드려 매우 죄송합니다”고 대화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선호 사장은 이날 부자의 만남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아들이 들어오자마자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무서운 얼굴로 격노했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이 연락 없이 갑자기 들어왔고, 아버지가 나가라고 하니까 그냥 나갔다”고 했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거의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옆방에 있었지만 신 회장이 만나지 않고 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신 총괄회장이 업무보고를 받는 방에 신 전 부회장이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서로 입장 차이가 크다 보니 같은 사안을 놓고서도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숨 막히는 귀국 무대’에 철저히 대비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의 취재진 앞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은 허리까지 깊이 고개를 숙이는 일이었다. 심호흡과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은 뒤 “국민 여러분께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고 첫마디를 꺼내고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입국장을 떠날 때 또 한 번 고개 숙여 사과했다. 가족 간의 분쟁에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거듭된 사과로 달래려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소비재사업이 많은 롯데그룹은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 까닭이다.



 창업주인 아버지를 해임시켰다는 비난도 잠재우려는 듯 아버지에 대해 ‘총괄회장님’이라고 깍듯하게 호칭했다. 아버지를 만난 뒤 곧장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로 가 101층 공사현장을 둘러본 것도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아들임을 보여 주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평생 숙원사업이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도 충분히 준비한 듯했다. 신 회장은 “롯데는 일본 기업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 기업이다. 95%의 매출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나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 여사의 지지 여부 등 민감한 질문엔 여유 있게 웃으며 “여기서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멀쩡한 아버지를 치매 환자로 몰았다는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음… 음… 예? 예? 음… 음…” 하며 혼란스러운 입국장 상황 때문에 잘 알아듣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신 회장은 이렇게 잘 준비된 입국장 대국민 사과로 형의 공세에 대응했지만 ‘5분 면담’의 진실 공방 속에 빛이 바래게 됐다.



김포공항=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