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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보고는 교장 전권 … 교육청 17개월 동안 몰랐다

서울시교육청 김형남 감사관이 “서울 G고 영어교사가 수업 중 여학생들에게 원조교제를 하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3일 말했다.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다. 문제 교사는 또 교무실과 복도 등에서 동료 여교사의 몸을 만지는 등 수시로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 공립 G고교에선 무슨 일이
수업시간에 교사가 “원조교제하자”
고발된 교장 등 4명은 개교 멤버
피해자들 외부 기관 고발 쉽지 않아
‘솜방망이 징계’ 교육계 관행도 문제

 이처럼 이 학교에선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17개월 동안 여교사 10명과 여학생 130명이 무차별적으로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 원조교제 발언을 했다는 영어교사를 포함해 교장·교사 등 5명이 현재 성추행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김 감사관은 현재 이 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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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공립학교에서 성추문이 곪아 터질 때까지 시교육청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데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이현혜 교수는 “교단에서도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는 권력 관계에 놓여 있다”면서 “고교생에게 교사는, 그리고 평교사에게 교장은 ‘수퍼 갑’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당한 피해를 외부에 드러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장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폐쇄적 조직문화가 화근이라는 데 일선 교사들도 대체로 동의했다. 교사 간 성폭력을 교육청에 신고할지는 학교장이 단독으로 결정한다. G고에선 성추행 교사 넷 중 셋이 교장과 함께 개교를 주도한 ‘원년 멤버’인 동시에 교무·진로·체육·학년부장 등 보직교사들이다.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 대표는 “교장과 보직 교사들은 매우 가까운 사이인데 이들에겐 학교 명예가 실추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G고 교장은 지난해 2월 여교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교무부장을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고 타 학교로 옮겨줬다. 교장은 “피해 여교사가 학교 밖으로 사건이 알려지길 원치 않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나머지 사건은 피해자들이 교육청과 경찰에 고발하고 나서야 상황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교사가 성추행을 저질러도 현직에 남을 수 있는 솜방망이 처벌, 교사들끼리 서로를 감싸는 온정주의 관행도 문제를 키웠다.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미성년자 혹은 성인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교사 240명 중 교직을 떠나야 하는 해임·파면을 받은 이는 43.3%(104명)에 그쳤다. 민현주(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내용이다. 교직을 떠나도 3년(해임) 또는 5년(파면) 후 임용고사를 다시 볼 수 있다. 교육부는 이것이 불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마련해 11월 국회에 낼 예정이다.



 현재 국가공무원법에선 ‘공무원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면 소속 기관은 공무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시교육청은 G고 진로교사가 여학생 6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지난 2월 경찰로부터 통보받았으나 이 조항을 근거로 교육청 차원의 징계 절차를 밟지 않았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형사고발된 교장 등에 대해 수사 결과와 별개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이들이 이전 근무지에서 성폭력을 저질렀는지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도 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여교사는 “지난달 충남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교직원 워크숍에서 교장이 술자리 후 신체적 접촉을 했다”며 해당 학교장을 신고했다. 학교장은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혀 그런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노진호·백민경·임명수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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