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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강렬한 탱고·맘보가 키웠다…오페라 무대 점령한 남미 테너들

왼쪽부터 알바레즈, 비야존, 플로레즈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자존심이다. 이탈리아는 오페라를 탄생시켰고, 수백 년 동안 이 장르의 주인 노릇을 했다. 그런데 콧대 높은 오페라 극장인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의 올 하반기 프로그램을 보자. 출연진을 깐깐하게 골라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가 된 곳이다.

알바레즈·쿠라·비야존, 마차도 …
10년 전부터 주요 무대 주름잡아
파바로티 등 3대 테너 빈자리 채워



이달 ‘세비야의 이발사’ ‘라보엠’, 다음 달 ‘사랑의 묘약’을 공연한다. 여기에 출연하는 성악가 명단엔 특징이 하나 있다. 주역 성악가들이 대부분 이탈리아 아니면 남미 태생이다. 남미 성악가들이 오페라 1번지까지 점령해 들어가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베를리오즈 ‘파우스트의 겁벌’에 출연한 라몬 바르가스.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의 그는 최근 무겁고 격정적인 역할로 출연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 미쎄랑]
 ‘오페라 종주국’이라는 말에 아직도 이탈리아만 떠오른다면, 정보를 업데이트할 때다. 남미 성악가들이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특히 오페라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테너가 그렇다. 멕시코·아르헨티나·페루·브라질 태생 테너들이 세계 무대를 누빈다. 마르첼로 알바레즈(아르헨티나·53), 호세 쿠라(아르헨티나·52), 롤란도 비야존(멕시코·43),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페루·42), 아킬레스 마차도(아르헨티나·42)의 이름을 빼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오페라계의 흐름을 논하기는 어렵다.



 멕시코 테너 라몬 바르가스(55)는 남미 테너의 맏형 격이다. 9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대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세계 주요 극장에서 주인공으로 노래한다. 최근 스케줄만 봐도 위상을 알 수 있다. 이달 밀라노,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뉴욕, 내년 1월 빈, 4월 바르셀로나, 7월 취리히까지 스케줄이 차 있다. 세계 극장들이 미리 섭외해놓는 스타 테너다. 특유의 로맨틱한 목소리로 호기롭고 젊은 테너 역할을 주로 맡아 하고 있다.



 ◆힘·감정 있는 남미=바르가스에게 물었다. 남미 성악가들, 특히 테너들은 어떻게 세계 오페라의 황제가 됐나. 1일 전화인터뷰에서 그는 “나도 이유가 궁금했다. 주위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고 이유를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그가 내린 결론 중 첫 번째는 남미의 전통 음악이다. 바르가스는 “남미의 음악을 생각해보라. 강렬하다. 탱고 뿐 아니라 볼레로·맘보 같은 음악은 특별한 힘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런 노래를 부르려면 목소리가 강해야 한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도 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노래에 익숙하기 때문에 오페라 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감정에 충실하다는 점도 ‘남미 악파(樂派)’의 힘이다.



“멕시코에서 ‘친구가 됐다’는 건 마음을 다해 그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멕시코에서 누군가 자신의 집으로 당신을 초대한다면 진심이니 꼭 들르도록 하라. (웃음)”



바르가스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보이는 천성 덕에 오페라 무대에서도 감정이입을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쟁이 치열하고 바쁜 음악계에서 살아남는 비결도 남미의 가족문화에서 찾았다.



“가족에 의지하는 습관은 오페라 가수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정신적 힘”이라는 것이다.



음악평론가 이용숙은 “이탈리아·독일 성악가들의 잘 다듬어진 소리에 비해 남미 테너들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음성을 들려준다”며 “특히 바르가스는 감성적·서정적 소리를 가진 대표적 남미 테너”라고 말했다.



 ◆“파바로티 시대와는 달라”=바르가스는 2007년 파바로티 타계 후 ‘제2의 파바로티’로 꽤 자주 거론됐다. 이에 대해 그는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의 ‘스리(three) 테너’ 때와 지금은 다른 시대다. 당시는 이탈리아·스페인이 오페라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제 오페라 무대는 전세계에 열려있다”며 “남미 뿐 아니라 아시아, 특히 한국이 좋은 오페라를 만들고 훌륭한 성악가를 배출하는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가스는 10월 처음으로 내한한다. 10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11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오페라 베르디·도니제티 등의 아리아를 부른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라몬 바르가스=1960년 멕시코시티 태생의 테너. 80년대 멕시코 오페라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다 86년 이탈리아 밀라노 엔리코 카루소 콩쿠르 우승. 92년 뉴욕에서 파바로티 대역으로 데뷔 후 밀라노·런던·마드리드·파리에서 주역으로 캐스팅. 2000년 병으로 사망한 첫째 아들을 기려 재단 설립, 기금 마련 음악회 수시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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