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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영의 오늘 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1. 오늘도 어김없이 날은 밝았다. 혼자 남아 인질처럼 빈 방을 지키던 여자는 망연히 창밖을 내다본다. 에드워드 호퍼의 ‘아침 햇살’(1952)이다. 햇살이 빛나는데도 그림은 어둡고 쓸쓸하다.



#2. 외딴 주유소에 남자 혼자 서 있다. 네온사인만 밝은 밤이다. 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여기선 무슨 일이 벌어져도 편들어 줄 사람 하나 없을 것 같다. 고립무원(孤立無援), 1940년작 ‘주유소’다.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133년 전 7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미술학교를 나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다. 1906년에 파리를 여행했다. 인상파가 서구 미술을 이끌고 입체파가 태동하던 때다. 빛과 공간을 그리는 법을 여기서 배웠다. 유화ㆍ수채화로 도시의 일상적 모습을 그렸다. 산업화, 1차 세계대전, 경제 공황을 겪은 미국의 쓸쓸한 풍경이었다.

호퍼는 서른일곱에 첫 개인전을 열었지만 한 점도 못 팔았다. 1940년대 후반부터 상업적 성공을 거뒀지만 비평가들의 선호에선 멀어졌다.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맞아 잭슨 폴록이나, 윌렘 드 쿠닝 등에게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탓이다. 그는 67년 세상을 뜰 무렵에야, 미국 사실주의 신세대들에게 영향을 미친 주요 작가로 꼽히게 됐다. 19세기 말 태어난 화가이지만, 그가 담은 정서는 오늘날 관객들의 마음 또한 적신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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