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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돈 … 형제싸움에 인도 재계 1위 밀려난 릴라이언스


부모로부터 더 많은 재산과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한 2세·3세들의 재산다툼은 때론 법정 소송도 마다하지 않는다. 돈이 피보다 진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부자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0대 부자 중 23명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았다. 반면 중국은 30대 부자 중 29명이 자수성가형이고 상속부자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미국 역시 400대 부자 중 창업자의 비율이 70%로 자수성가형 부자가 훨씬 많다. 포브스는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가족경영을 고수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진흙탕 싸움이 유난히 잦다”고 분석했다.

 가족 간 재산싸움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은 2002년 창업자인 디루바이 암바니 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고 숨지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당시 릴라이언스 그룹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 루피(약 22조원). 형인 무케시 암바니와 동생 아닐 암바니는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

 결국 어머니의 중재로 형인 무케시가 섬유·화학·정유 사업을 하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를 맡고, 아닐은 릴라이언스 캐피털 등 나머지 계열사를 떼어내 아닐 디루바이 암바니 그룹을 만들었다. 형제의 싸움은 계속됐다. 2008년엔 아닐이 아프리카 최대 이동통신사인 MTN 인수합병을 추진하자 무케시가 지분 우선매수권을 주장하며 제지에 나서 이를 무산시켰다. 이들의 3차전은 천연가스 개발을 둘러싼 소송전이었다. 동생은 기업 분할 당시의 양해각서에 따라 무케시가 1mmbtu(100만 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당 2.34 달러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0년 “회사 분할 당시의 가스 공급 계약은 효력이 없다”며 형인 무케시의 손을 들어줬다. 형제들의 다툼으로 추락을 거듭한 릴라이언스 그룹은 결국 2011년 인도 재계 1위 자리를 타타그룹에 내줬다.

 세계 최대 화장품회사인 프랑스의 로레알은 엄마와 딸의 재산 분쟁으로 유명하다. 로레알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93)의 자산은 295억 달러(약 42조원). 프랑스 최고의 부자다. 딸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어는 2007년 자신의 어머니인 릴리안에 대해 관찰보호를 요청했다. 릴리안이 친구인 사진작가 마리 바니에르의 꼬임에 넘어가 12억5000만 달러(약 1조4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 릴리안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을 뿐 아니라 약물중독 상태였다.

 딸은 릴리안이 회계 담당자와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테이프를 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엔 로레알 가문의 탈세와 해외로 돈을 빼돌릴 계획을 상의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07년 대선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선후보 진영의 측근이던 에릭 워스 전 노동부 장관에게 정치자금을 건네줘야 한다는 내용까지 드러나며 프랑스 정계를 뒤흔들었다.

 마카오 도박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지노 왕’ 스탠리 호는 네 명의 부인(첫째 부인은 사망)과 17명의 자녀들이 31억 달러(약 3조 59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2011년 스탠리 호가 자신이 갖고 있는 지분 중 절반을 셋째 부인에게, 나머지 절반은 둘째 부인의 자녀 5명에게 배분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다. 나머지 부인과 자녀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스탠리 호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재산을 둘러싼 가족들 사이의 갈등을 법정으로 가져가고 싶지 않다”며 진화에 나선 이후에야 가족들은 재산 균등 분배에 합의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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