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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 쓰던 것” 돈 받고 먹튀 … 알뜰맘 울리는 중고 사기



유치원생 아이를 둔 주부 최모(33·여·서울 거주)씨는 지난 5일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 게시판에서 ‘변신 자동차 터닝 메카드를 판매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터닝 메카드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변신 장난감이다. 시중가는 1만 5000원인데 중고 사이트에선 웃돈이 붙어 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최씨의 아이도 몇 번이나 사 달라고 보챘지만 신제품은 나오기가 무섭게 품절됐다. 대형마트에서 새벽부터 줄을 서야 살까 말까였다. 최씨는 곧바로 게시자에게 연락한 뒤 돈을 입금했다. 그런데 장난감을 받아본 아이는 “변신도 잘 안 되고 크기도 친구들 것과 다르다”며 투덜거렸다. 최씨가 장난감 제조사에 직접 문의해 보니 해당 제품은 정품을 교묘하게 베낀 가짜 장난감이었다.

불황에 유모차·장난감도 중고 이용
‘○○맘’ 아이디로 아기 엄마 사칭
수천만원 가로채거나 짝퉁 보내
전화번호·주소 등 확인 뒤 거래를



 최근 중고 유아용품 거래가 늘고 있다. 옥션 중고장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유모차·장난감 등 중고 유아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0% 증가했다. 우두식 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몇 년 전만 해도 ‘내 아이 물건만큼은 새것을 사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저출산 경향이 강해지면서 중고 유아용품을 찾는 부모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다섯 살 된 딸 아이를 둔 박모(30·여)씨는 “새 옷이나 새 인형을 사주고 싶지만 둘째도 없는데 매번 새것을 사주기가 부담스러워 중고 물건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고 유아용품에 눈을 돌리는 부모가 늘자 이들을 노린 사기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Thecheat)’에 따르면 중고 유아용품 사기피해 접수 건수는 지난해 1~6월 710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126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체 피해 사례 중 유아용품 사기 건수의 순위도 2012년 9위에서 지난해 5위, 현재 3위로 뛰었다.



 최씨는 ‘짝퉁형’ 사기에 당한 사례다. 특정 제품이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있을 때 성행한다. 짝퉁형 사기보다 더 많은 건 허위 물품 사진을 올린 뒤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먹튀형’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4일 인터넷에 “중고 유모차와 동화책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48명에게서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송모(26)씨를 구속했다. 송씨는 ‘베이비에요’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우리 아이가 쓰던 물품을 팝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아이 엄마 행세를 했다. 그러나 송씨는 미혼 남성이었고, 그가 올린 물품 사진들도 인터넷에 떠도는 것이었다.



 먹튀형 사기범들은 주로 아기 엄마를 사칭해 인터넷상에 광고 글을 올린다. ‘○○맘’ 등의 아이디를 사용해 피해 부모들을 안심시켜 ‘사기맘’으로 불린다. 송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242명에게서 3000만원을 받아 챙긴 문모(34·여)씨 역시 지난달 경찰에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기맘들은 노트북·휴대전화 등 고가 물품보다는 소액의 생활용품이나 유아용품에 대한 중고거래 사기를 벌이는 추세”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영순 동대문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은 “카카오톡 대화명처럼 조작하기 쉬운 정보보다는 전화번호나 주소 등 구체적인 신상을 꼭 확인하고 거래 전에 사기피해 정보 공유사이트 등에 접속해 의심이 나면 신고하는 습관을 들여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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