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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 국내에서만 찾지 말고 해외로도 눈 돌려야

“한국의 고령화는 LTE(롱텀에볼루션)급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인 일자리의 외연을 넓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박용주 노인인력개발원장의 초고령사회 해법
“고령화→초고령사회 LTE급 진행
노인 빈곤·외로움 등 사회문제 대두
일자리 있어야 노년 활력 가능해져
해외 일자리 기회도 적극 고려해야”

박용주(61·사진)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의 말이다. 개발원은 국내 노인일자리사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임무를 맡은 준정부기관이다. 노인일자리 전담기관 설치 근거를 마련한 노인복지법 개정에 따라 2005년 12월에 설립됐다.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방과후 돌봄서비스 등 정부 제공 일자리는 물론 민간 기업과 연계한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지난 17일 서울 방배동 사옥에서 만난 박 원장은 “경제 개발에 나선 동남아 국가에서는 한국의 연륜과 경험을 배우려는 욕구가 강하다”며 “올해 안에 시행을 목표로 해외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33만7000개, 구직자 120만 명



-한국의 고령화가 얼마나 심각한가.



“세계에 이런 유례가 없다. LTE급 속도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66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한다. 2000년 처음 7%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는데 현 추세라면 2026년엔 초고령사회(노인 인구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고령화·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프랑스는 154년에 걸쳐 진행됐고, 일본은 35년이 걸린 일이다. 일본의 신기록을 10년 단축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고령화가 불러올 문제는 어떤 게 있나.



“여러 가지 노인 문제를 야기한다.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빈곤과 외로움 등도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부끄럽게도 우리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30%밖에 안 된다. 평생을 자식 뒷바라지를 하고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한다. 그렇다고 자식들이 여유가 많아 부모를 부양할 수 있는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개발원의 주력 사업인 노인일자리사업은 어떤 건가.



“말 그대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 부문과 민간 기업과 연계해 만드는 일자리로 나뉜다. 2004년 시행 첫해에 2만5000개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33만7000개로 10배 넘게 늘어났다.”



-일자리 수가 충분한 건가.



“전체 노인 인구 수를 감안하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일자리를 희망하는 노인은 20%에 달한다. 120만 명 정도가 일자리를 원하지만 아직까지는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사업으로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정부 제공 일자리는 월 35시간을 활동하면서 20만원 정도의 활동수당을 지원한다. 충분하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민간 일자리의 경우 70만~100만원 정도의 급여를 지급한다. 개발원은 민간일자리사업 발굴에 방점을 찍고 노력 중이다. 물론 일자리사업만으로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초연금이나 다른 제도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취지가 단순한 경제적 보상에 있는 것은 아니다. 노년 생활에 활력을 가져오고 지역사회에도 보탬이 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현장에서도 그런 만족감이 나타나고 있나.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 급식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이 투입되기 전에는 직장맘의 고충이 컸다. 어쩔 수 없이 급식도우미로 차출돼야 했다. 하지만 그 공백을 노인들이 훌륭히 매우고 있다. 손주 같은 아이들을 보면서 노인들이 보람을 느끼고 즐겁다고 한다. 바리스타로 일하는 한 70대 할머니는 ‘젊은 친구들이 누나라고 부른다’며 좋아했다.”



하반기 미얀마에 시니어 인턴십 추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는 없나.



“학교가 휴교하면 급식도우미 투입 자체를 할 수 없어 일시 중단되기는 했다. 이런 경우 다른 분야에서 일할 거리를 대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불가피하게 일일 중단되면 그 기간만큼 활동을 연장해 드리도록 하고 있다. 7월 현재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인 게 있나.



“해외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올해 안에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제 발전 단계에 있는 나라들은 고급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인력이 그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시니어 인턴십은 3개월간 1인당 급여의 50%를 지원한다. 기본적으로는 시니어 인턴십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비슷한 형식으로 보면 된다.”



-현재 접촉 중인 나라가 있나.



“미얀마를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다녀왔다. 경제 개발 단계에 있는 국가이면서 최근 정치적으로도 개방 노선으로 전환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미얀마 기업들과 네트워크가 구축된 컨설팅 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해외 거주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본다. 제2의 인생을 더 보람 있게 넓은 무대에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진취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분도 많다. 국내 일자리사업도 계속되는 만큼 해외 생활에 크게 부담을 느끼는 분들은 당연히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개척정신이 충만하신 분들이 나가고 싶다면 당연히 도와드려야 한다.”



-원장 임기 3년 중 6개월이 남았는데 성과를 꼽자면.



“융·복합 노인일자리 개발이다.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노인일자리사업을 지역 개발, 생활환경 개선사업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부산시 동구에 있는 ‘초량 이바구길’이 대표적이다. 부산에서 가장 낙후된 이곳에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텔링으로 덧입혔다. 피란 당시 먹거리를 노인들이 직접 판매하고 독거노인 거주지는 게스트하우스로 정비해 소득을 얻는다. 노인해설사가 관광객 안내를 맡는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인력개발원의 과제는 무엇인가.



“국민이 다들 걱정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기관이 없다. 노인인력개발원에서 하고 있는 일자리사업은 고령화에 대비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미약하다. 일자리 개발과 보급 단순 업무에서 탈피해 고령화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책임 있는 기관으로 성장해야 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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