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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거부하면서 … 미쓰비시, 중국인 강제노동 첫 보상

일본의 미쓰비시(三菱) 머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된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일본 대기업이 중국인 강제노동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보상금을 주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한국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과와 보상을 거부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3765명에게 1인당 1870만원 지급”
‘전범기업’ 탈피 시장 진출 포석
미국 이어 영국·호주에도 사과 뜻
“한국은 65년 협정으로 종결” 주장

 일본의 교도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은 24일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자사 강제노동에 동원된 중국인 3765명에 대해 사과하고 기금 형식으로 피해자 1인당 10만 위안(약 187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쓰비시 측과 중국 측 협상팀은 조만간 베이징에서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중국인 강제노동자 중 생존자 40여 명은 미쓰비스 머티리얼과 일본 코크스공업(옛 미쓰이광산)을 상대로 1인당 100만 위안(약 1억7400만원)의 배상금과 함께 중·일 양국의 주요 일간지에 사과성명을 싣도록 하는 내용의 소송을 베이징 제1중급법원에 냈다. 실제 배상액이 요구액의 10%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일본 측이 성의를 보임에 따라 소송이 취하될 가능성도 있다.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정부가 강제로 3만9000명의 중국인을 징용했고 이 중 3765명이 미쓰비시광업에서 강제노동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 노동자 중 720명이 사망했고 이들의 인권이 침해당했다고 확인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지난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제임스 머피(94)를 비롯한 강제노동에 징용된 미군 전쟁포로들에게도 공식 사과했다. 당시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 미쓰비시 머티리얼 사외이사는 “영국과 네덜란드·호주의 전쟁포로에게도 사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쓰비시는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 따라 중국 정부는 물론 개인의 배상청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국 정부 입장 에 따라 중국인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에 입장을 바꾼 것은 ‘전범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켜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다음달 발표할 종전 70주년 담화 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대중 우호 제스처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9월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 등 중·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한국 피해자에 대해서는 “법적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오카모토 이사는 최근 “식민지 시기 조선인 강제징용은 국제노동기구가 금지한 강제노동에 해당하지 않으며 한국인 개인의 배상청구권은 65년 한·일협정에 의해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일 정부가 강제징용, 군 위안부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간 기업이 먼저 보상을 할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중국인 피해자 보상이 진행될 경우 국내에서도 일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어서 이번 미쓰비시의 결정은 향후 한·일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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