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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부탁해!’

[뉴스위크] 요즘 우리는 ‘운전자 없는 자동차(driverless cars, 자율주행차)’ 이야기를 지겹도록 듣는다. 다음 주자는 ‘요리사 없는 주방(cookless kitchen)’이 될 듯하다. 현재 이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난 2~3년 동안 음식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푸드 테크(food tech)’ 부문 신생기업에 투자가 쏟아졌다. 이 신생기업들은 ‘무(無) 레스토랑이 신(新) 레스토랑(The new restaurant is no restaurant)’ 등의 흥미로운 홍보 문구로 눈길을 끈다. 일종의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식품 공급망의 효율성 제고를 꾀하는 스탠포드대학 경영학 연구팀은 ‘식사(준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좀 지나치게 들릴지 모르지만 공정하게 말하자면 1955년 전자레인지가 개발된 이후 푸드 테크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공학이 가정에 도입되면서 삼시세끼 식사에 일대 혁신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우리가 주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벽난로처럼 진기하고 예스러운 곳이 될지도 모른다.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치는 않은 공간이 된다는 말이다.



요리 부문에서 감지되는 이런 근본적인 변화의 조짐은 최근 푸드 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급상승한 이유를 짐작하게 해준다. 일례로 먼처리(Munchery)는 고객이 모바일 앱을 이용해 식사를 주문할 수 있도록 한다. 바로 만들어 냉장시킨 음식이 약 30분 후에 배달되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거나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나중에 먹을 수 있다. 도미노의 피자 배달과 별 차이 없지 않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먼처리는 최근 85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가 3억 달러로 뛰어올랐다(참고로 유명 도넛 체인 크리스피 크림의 시가총액은 그 4배 정도밖에 안 된다).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 도어대시(DoorDash), 헬로프레시(HelloFresh), 차우나우(ChowNow) 같은 신생기업들 역시 먼처리처럼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푸드 테크 기업들에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쏟아졌다. 인도와 유럽, 중국에서도 푸드 테크 신생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신식 음식 배달 사업이 이들 신생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대규모 투자는 거품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온라인 대학 졸업앨범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것이 사람들의 사교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어쩌면 이들 신생기업 중 일부가 음식에서 그와 유사한 변화를 몰고 올지 모른다.



푸드 지놈 개발해 음식배달 서비스와 연결할 수도



시각을 약간만 달리 해도 신기술이 요리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알 수 있다. 영국의 신생기업 휘스크(Whisk)를 예로 들어보자. 창업자 닉 홀츠헤어는 영국판 ‘어프렌티스’(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진행하는 CEO 선발 리얼리티 프로)에 출연했을 때 처음 창업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하지만 진행자 로드 슈거는 “누가 그런 아이디어를 거들떠나 보겠느냐?”며 그를 탈락시켰다. 휘스크는 스마트폰에 저장한 쇼핑 리스트를 자동화하는 앱이다.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어떤 요리법을 찾아 휘스크에 등록하면 앱이 알아서 필요한 재료를 쇼핑 리스트에 추가한다. 식료품점에 갔을 때 이 리스트를 참조할 수 있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앱의 자동주문 기능을 이용해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홀츠헤어는 이 간단한 아이디어 뒤에 좀 더 큰 구상을 갖고 있다. 휘스크 앱을 통해 수집하는 요리법과 재료, 사용자 취향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푸드 지놈(food genome)’을 개발할 계획이다. 노래의 속성을 분석하는 판도라 미디어의 ‘뮤직 지놈 프로젝트’와 유사한 개념이다. 홀츠헤어는 휘스크가 음식 및 사용자 취향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면 그것을 음식 배달 서비스 등에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열량이 600칼로리 미만인 새로운 인도 요리를 먹고 싶다고 말하면 휘스크 앱은 당신이 좋아할 만한 요리의 조리법을 제시한다.



식사의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휘스크와 먼처리 같은 회사들은 음식 재료와 요리법, 트렌드, 고객 취향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판도라와 스포티파이가 음악 구매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듯이 이들 회사는 우리가 식품을 구매하고 먹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



과학기술자들은 요리의 메커니즘도 연구 중이다. 애플 개발자 출신의 과학기술자 2명은 ‘준(June)’이라는 이름의 오븐을 개발했다. 이 오븐은 안에 들어오는 식품을 인식해 완벽하게 조리한다. 개발자들은 준이 “요리사처럼 생각할 줄 아는 컴퓨터 기반 오븐”이라고 설명한다. 요리사 없는 주방을 향한 첫 걸음이다.



지난 5월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소비자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영국 로봇 회사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는 주방용 자동 조리 로봇을 선보였다. 누군가가 로보캅의 팔을 잘라 주방 조리대에 붙여놓은 듯 보였다. 현재 이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정교한 모방에 불과하다. 로봇에 요리사의 동작을 기록한 다음 재료들을 로봇 팔이 닿는 범위 안의 미리 정해진 위치에 정확하게 놓아두면 요리사를 흉내 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영화 ‘치티치티 뱅뱅’(1968)에서 괴짜 발명가(딕 반다이크)가 만든 자동 조리기에서 별로 발전한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이런 기기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조리 방식과 재료의 위치를 알아내는 법을 터득하면 더 똑똑해지고 융통성을 갖게 된다.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기술이 더해지면 로봇 요리사는 괴짜 발명가의 백일몽이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존재로 다가올 것이다.



IBM의 셰프 왓슨이 그런 예가 될 수 있다. IBM은 슈퍼컴퓨터 왓슨에 세계 각지의 다양한 요리법과 재료 관련 데이터(각 재료가 서로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에 관한 정보도 포함됐다)를 입력했다. 왓슨은 이전에 어느 누구도 만들어내지 못한 요리법을 개발했다. ‘셰프 왓슨과 함께하는 인지 요리(Cognitive Cooking with Chef Watson)’라는 제목의 요리책까지 나왔다. 초콜릿을 곁들인 쇠고기 브리토처럼 맛이 어울리지 않을 듯한 요리도 있지만 중요한 건 이제 기계가 요리법도 생각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음식의 조합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고객의 입맛에 대한 상세한 지식을 종합해 활용할 수 있는 기계가 나오는 건 이제 시간 문제다. 로봇 공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로봇 요리사가 대규모 조리식품 업체에서 먼저 이름을 떨친 뒤 차츰 일반 가정으로 영역을 넓히는 상황을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다. 로봇 요리사와 음식 관련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이 합쳐지면 유명 셰프(혹은 우리의 어머니들) 못지않은 가정 요리사가 탄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각 가정의 주방은 어떻게 될까? 요리를 자동화하는 최상의 방법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에 적합한 주방을 만드는 것이다. 지하에 자동세척 기능이 있는 스토브와 로봇 팔, 블렌더들이 갖춰져 있고, 완성된 음식은 소용승강기를 통해 위층으로 운반되는(2025년엔 스마트 웨이터가 이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때쯤이면 스스로 요리를 해 먹는 사람은 요즘 세상에 자기 손으로 목공 일을 하는 사람만큼이나 희귀해질 것이다. 사람에게 적합한 주방은 어느 집에나 필요한 기본적인 구성이 아니라 오늘날의 목공장처럼 특별한 선택사항이 될 것이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입버릇처럼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다간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먹고 사는 날이 오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케빈 매니 뉴스위크 기자

[사진 중앙포토]



[박스기사] 샐러드와 계란은 최고의 궁합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카로티노이드 흡수율 높아져



지난 5월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에 실린 한 연구는 계란이 카로티노이드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카로티노이드는 토마토와 당근, 순무 등 채소와 과일의 선명한 색을 내는 색소로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퍼듀대학 연구팀이 미국 계란협회 계란영양센터의 지원금을 받아 진행한 이 연구는 식후 10시간 동안 혈중 카로티노이드의 양에 미치는 식이지질의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16명의 남성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선명한 색깔의 다양한 채소와 카놀라유 3g을 넣은 샐러드를 먹게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샐러드만 먹었고 나머지 두 그룹은 각각 계란 1개 반과 3개를 넣은 스크램블드에그를 함께 먹었다. 그 후 10시간 동안 1시간 간격으로 참가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카로티노이드의 영양성분인 베타카로틴과 리코펜의 양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샐러드와 함께 계란 3개를 먹은 그룹은 1개 반을 먹은 그룹에 비해 혈중 카로티노이드의 양이 2배 더 많았다. 계란을 전혀 먹지 않은 그룹에 비해선 4배나 많았다.



식품학과 영양학 부문의 많은 연구에서 음식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다수가 소화 과정에서 식이지질이 첨가될 때에만 체내에 잘 흡수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퍼듀대학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퍼듀대학의 연구는 식품의 영양학적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음식궁합의 효과를 조사하는 영양학 연구 중 가장 최근 사례다. 통밀빵과 후무스(으깬 병아리콩에 올리브유, 마늘을 섞은 중동 지방 음식), 레몬즙을 뿌린 녹황색 채소 샐러드, 강황과 후추를 섞어 넣은 음식 등이 그 예다.



앨리스 밀리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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