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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풀영상] 주천기 교수 "추기경 각막 적출, 조심스럽고 긴장됐다"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인 주천기 교수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안과 전문의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당시, 그의 각막을 적출해 이식한 것도 주 교수다. 임상과 기초연구를 겸하는 그는 지난 4월 과학의 날에 그간의 공을 인정받아 과학기술 훈장인 웅비장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주 교수와의 일문일답.

-늦었지만 올 4월, 과학기술상 축하한다 굉장히 받기 힘든 상인데.
“의대 교수로써 훈장을 받은 것 영광이다. 3년 전에 한미의학 대상으로 학술상 받은 적이 있다. 상금이 학술상 전체 1억이었는데 공동수상이어서 5천만 원 받았다. 제가 한 업적들이 시과학 연구소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전부 기부했다.”

-백내장도 명의라고 하는데 백내장은 거의 ‘국민병’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40만 명 정도가 수술하고 있다. 단일 질환으로써는 보건복지부에서 가장 지출이 많다.”

-왜 이렇게 환자가 많은가.
“평균 연령이 늘어나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었다. 그 세대가 60세가 넘어서 백내장 걸릴 시기가 됐기 때문에 많이 늘어났다.”

-백내장으로 실명하는 분들도 있는지.
“나중에 녹내장ㆍ사시가 돼 위치가 변경될 수 있다. 요즘엔 성공률이 95% 이상으로 좋다. 그래서 증상이 있을 때는 기다리기보다는 일찍 수술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분들이 백내장에 걸린다. 몇 세까지 가능한지.
“기록상으로는 100세도 가능하다. 나이가 들면 물리적인 힘이 떨어지고 불편한데, 그런 상태에서 앞도 잘 안보이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 다른 능력이 떨어져도 눈이 자유로운 게 좋기 때문에 수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분이 최근 얘기인지.
“한 3년 정도 됐다. 연세가 높다고 자식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제가 적극적으로 권했다. 나이가 들어 행동이 힘들어도, 보이는 것마저 안 보이면 삶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권했고 수술하고 나선 밥상, 손자 얼굴도 볼 수 있어서 기뻐했다.”

-일반인 입장에서 백내장 예방하려면?
“백내장의 원인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가장 나쁜 건 자외선이다. 자외선 차단이 제일 중요하다.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것이 예방책이다. 저도 있다. 짙은 색깔의 선글라스다. 선글라스는 색깔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자외선을 얼마나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 색깔이 너무 어두우면 동공이 열려 오히려 빛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가시광선을 차단하고 자외선을 차단 못 하면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에 색깔보다는 자외선 차단이 중요하다.”

-2009년 추기경 각막 적출해서 두 분의 눈을 뜨게 한 당사자인데 당시 수술이 원활했는지.
“사실 긴장되고 힘들었다. 양 눈을 적출해서 한 눈은 제가 수술했고, 반대편은 다른 분이 수술했다. 적출하는 과정도 험난했다. 또 추기경님이 80세가 넘는 고령분이고 백내장 수술도 받은 적이 있다. 각막이식을 하려면 각막의 내피 층의 기능이 중요한데 그 기능을 담보할 수 없었다. 안구를 적출했지만 쓰일지는 체크를 해본 후 결정한다. 당시 만약 이식을 못 한다면 많은 카톨릭 신자들이 추기경의 눈을 왜 적출했느냐고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고 긴장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는지.
“결과는 성공적 잘 지내고 계시고 1년 사이 자주 체크하고 그 이후에는 6개월에 한번 씩 체크하는데 재작년 이후로 안 오시더라.”

-당시 각막 기증받은 분이 누군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각막 이식이라고 하는 것은 제공자, 받는 사람을 공개하지 않게 되어 있다. 추기경님은 제공자 공개가 다 되어 있는 상태였다. 누가 이식받은 지는 비밀로 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각막 이식을 주고받는지.
“사실 각막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 그리고 꼭 사후에 이루어진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내 자식이 앞을 못 봐서 각막을 주겠다면 안 된다. 꼭 뇌사나 돌아가신 다음에 각막 제공이 가능하다. 본인 뜻과 보호자의 뜻이 있어야 가능하다. 각막기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각막 때문에 시력이 안 나오는 사람들, 즉 망막이 나쁘거나ㆍ녹내장이 심해서 시신경이 죽은 사람들은 각막 이식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각막 때문에 시력이 나쁜 사람들에게 각막을 제공한다.”

-어느 정도 시력이 떨어진 사람이 받나.
“빛을 못 알아보면 완전 실명으로 보기 때문에 각막이식 수술을 하지 않지만 빛을 인식하면 각막이식 수술이 가능하다.”

-각막이식분야는 결과가 드라마틱한데, 기적이라고 할 만한 사례는?
“50세 남자 환자가 있다. 그 환자의 경우, 한쪽 눈은 각막은 깨끗하지만 실명이 됐다. 다른 눈은 각막이 혼탁 되어 있는 상태지만 다른 부분은 상태가 좋았다. 고민하다가 반대편 눈의 각막을 바꿔서 이식했다. 한 부분을 완전히 볼 수 있게 해줬다. 동종이식 중에서도 자가이식 경우다. 이종이식의 경우 본인의 몸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반응 생길 수 있었지만 본인이니까 안전하게 했다. 자가이식은 이것 한 건이다.”

-‘심봉사’가 생각난다. 눈이 잘 안보였다가 눈을 다시 뜬다는 것을 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환자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전달받은 것이 있는지.
“수술 다음날 환자가 90도로 절하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절을 받는 의사는 안과의사밖에 없다. 수술하고 나서 며느리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도 있고 매우 감격한다. 요즘엔 붕대보다 ‘쉴드’라고 해서 딱딱한 것으로 가리고 있다가 풀게 되면 그때부터 바로 보여서 좋다. 각막수술 하면 보통 하루 정도는 붙여 놓는다. 사실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로 좋아지는 경우보다는 시간에 걸쳐 좋아지는 경우가 많고 백내장은 바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각막이식 치료 명의가 되기 위해서 어떤 훈련과정 거쳤는지.
“수술을 잘하려면 양손을 써야한다. 오른손잡이라 왼손을 잘 쓰기 위해서 전공의 과정 중 6개월 동안 왼손으로 숟가락 젓가락질을 했다. 양손을 다 잘 써야 양쪽 눈을 수술할 때 편하다.”

-각막이나 눈을 보호하고 아끼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눈의 피로도가 많이 가중된 것 같다. 현대인들이 눈을 혹사한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학생들도 안경 끼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진다. 휴식기도 필요하다. 반드시 50분 정도 작업하면 10분 정도 휴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리 김태호 기자ㆍ박양원 인턴기자, 촬영 김세희·안지은·이진우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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