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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1100만 명에 실업급여 … 잇단 경제 위기 견디게 한 고용보험





5520만 명에 직업훈련비 지원
실직자들에 일자리까지 알선
최근 저임금·고령자 등에 지원
사각지대 줄여 질 성장도 이뤄

육아휴직 중인 권모(32·여)씨는 고용보험에서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때마다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을 느낀다. 월급 명세서를 볼 때마다 얼마 되지 않는 봉급에서 고용보험료를 떼 가는 것에 불만을 갖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권씨가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인 권씨는 대학 졸업 후 계약직으로 취업에 성공했으나 2년 뒤 직장을 떠나게 됐다. 그때 고용보험이 힘이 됐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재취업 활동을 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아쉽게 또 계약직이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했다. 고용보험의 직업훈련비용 환급제도 덕분에 수강료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 뒤 권씨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정규직으로 취업했으며, 현재 는 육아휴직 중이다.



 지난 1일로 도입 20주년을 맞은 고용보험은 사회안전망으로, 또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수단으로 역할해 왔다. ‘고용보험’이라고 하면 보통 실업급여를 먼저 떠올린다. 실제 고용보험 사업예산 중 실업급여의 비중이 가장 높다. 올해 고용보험 사업예산 7조7654억원 중 실업급여는 4조2745억원으로 55%에 상당한다. 그러나 고용보험은 ▶고용안정사업 ▶직업능력개발사업 ▶실업급여 ▶모성보호급여를 포함하고 있다. 사회안전망이자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수단의 종합선물세트 같다. 우리 고용보험은 출발 당시부터 노동시장 정책수단을 주요 기능으로 설계됐다. 소득 보장 중심의 실업보험을 운영하는 대다수 나라와 출발부터 달랐다. ‘실직 근로자의 생활 안정, 실업 예방, 고용 촉진, 고용기회 확대 등 일터를 지키고 일자리를 늘리는 고용정책의 핵심 인프라’가 고용보험제도인 것이다.



 이 같은 우리 고용보험의 특징은 두 차례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고용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 관리 프로그램을 신속 과감하게 추진함으로써 1997년의 외환위기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으며, OECD 등 국제 사회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고용보험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급속도로 확대됐다. 1995년 3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4대 사회보험 중 가장 늦게 도입됐으나 1998년 1월에 10인 이상, 3월에 5인 이상, 이어 10월에 1인 이상으로 적용 사업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면 적용됐다. 지원 대상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2004년에는 일용근로자에게 실업급여를 적용했다. 2006년에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임의가입제도를 도입했으며, 2012년엔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거나 5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13년에는 65세 이상 계속고용 근로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또 2012년 7월에는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을 도입했다.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월 보수 140만원 미만 근로자에게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 결과 고용보험은 양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사각지대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도입 이듬해인 1996년도에 4만4000곳이었던 가입사업장이 지난 5월에는 191만3000곳으로 40배 이상 늘어났고, 피보험자 수는 약 400만명에서 약 1200만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2011년 70.8%, 2012년 72.3%, 2013년 74.1%, 지난해 74.8%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고용보험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큰 제도 변화 없이 운영되어 온 만큼 최근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실업급여=실업급여는 근로자가 실직했을 경우 실업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을 통한 생계 안정 및 구인·구직 정보 제공을 통한 재취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고용보험 도입 이후 지난 3월까지 총 1123만명이 혜택을 누렸다. 외환위기 당시 소정급여일수를 연장하고 최저구직급여일액을 인상하는 등 1차적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이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서는 실업인정제도를 개편해 취업 지원 기능의 내실화를 꾀했다.



◆고용안정사업=고용안정사업은 ▶근로자에 대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휴업·훈련 등을 통해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지급하는 고용 유지 지원 ▶통상적인 노동시장 조건에서는 취업이 곤란한 장애인·여성가장 등을 채용하는 경우 지원하는 고용 촉진 지원 ▶고용환경 개선이나 근무 형태 변경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사업주에게 제공되는 고용 창출 지원 ▶고용 촉진 시설 지원 ▶건설근로자 고용안정사업 등 5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일자리 창출과 실업 예방 조치로서의 기능을 한다. 다른 나라의 실업보험제도와 다른 우리 고용보험제도의 특징적인 면이다. 지금까지 267만 건의 지원금을 지원했다.



◆직업능력개발사업=직업능력개발사업으로는 ▶재직 근로자 등의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사업주에 대한 훈련 비용 지원 ▶재직 근로자가 자신의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훈련을 받을 경우 비용 일부 지원 ▶실직자나 비정규직 근로자 등이 취업 능력 제고를 위해 취업훈련을 받을 경우 훈련비와 훈련 수당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내일배움카드제, 체계적 현장훈련,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도 직업능력개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5520만명에게 직업훈련을 지원했다.



◆모성보호급여사업=모성보호급여사업으로 86만명이 출산전후 휴가급여를, 48만명이 육아휴직급여를 받았다. 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가 육아휴직 대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30일 이상 실시한 경우 그 기간 동안 육아기 근로시간단축급여를 지급해준다. 이를 통해 모성 보호와 여성 근로자의 경력 단절 방지에 기여한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 20주년을 계기로 다음달 말까지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특별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에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취득 미신고 사실 등을 자진 신고할 경우 과태료를 면제해 줄 계획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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