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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웰빙가에선] 다이어트에 대한 오해

“여름휴가 전에 살 빼야 해요.”

이맘때면 어김없이 듣는 말이다. 비만은 만성질병이라 평생 노력해야 한다는 나의 말은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리는지 귀를 막고 싶은 표정이다. 이런 환자들은 들어오자마자 식욕 억제제를 찾는다. 비만 치료약이 있다는 것은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치료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면 난감해진다.

체중을 많이 줄이겠다고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모아 한꺼번에 복용하는 환자도 있고, 저체중에 가까운데도 체형에 대한 불만을 비만이라 오인해 처방을 원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비만 치료의 목적은 체중 감량을 통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다. 비만치료제는 마른 몸을 만들어주는 약이 아니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처방되는 비만치료제들은 지방 흡수를 막거나 식욕을 억제시켜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것을 기본 기전으로 한다. 지방흡수억제제는 꾸준히 정량을 먹으면 섭취한 음식에 든 지방의 30% 정도를 대변으로 배설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실컷 먹고 이 약을 먹으면 살이 덜 찐다고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흡수억제제는 생활 습관 조절을 도와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대변에서 기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식사 일기를 쓰고 문제가 되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러스트 강일구
식욕억제제는 허기를 덜 지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음식 조절을 좀 더 쉽게 하도록 도와준다. 체중 조절을 위해 평소 먹던 음식의 양을 줄이면 우리 몸은 그만큼 더 허기를 느낀다. 또 에너지를 적게 섭취한 몸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덜 움직이려 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괴로운 점이다. 우리 몸은 일정한 양의 음식을 먹고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지 일정한 열량에 대해 포만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굳이 양을 많이 줄이지 않더라도 불필요한 지방 등을 줄이고 채소처럼 섬유질이 많고 열량이 낮은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약들이 좋은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률이 높은 사람들이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서 약에 의존하고 음식 섭취를 줄이면 근육량만 줄어든다. 치료 후 요요현상이 생기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또 지방흡수억제제를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기도 하고 간혹 방귀만 뀌었는데도 기름이 흘러나와 곤란해지는 경우도 있다.

식욕억제제는 식은땀·두통·불면·가슴 두근거림 등 부작용이 있다. 일부 약제는 장기간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으나 일부는 12주 이상은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 처방 받을 때 어떤 약인지, 주의 점은 무엇인지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한다.

비만 치료에 대한 나의 잔소리는 계속 될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돌이켜보면 엄마의 잔소리가 틀린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비만 환자들 역시 언젠가는 그 잔소리의 의미를 이해할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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