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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드라마틱한 '명왕성 탐험기'…속편은 '카이퍼벨트'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뉴 호라이존스호' 명왕성 최근접 비행 미션 성공 완수…'카이퍼벨트' 관측 후 2026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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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4일(현지시간) 무인우주탐사선 뉴 호라이존스호가 비행 9년 6개월만에 가장 가까이서 촬영한 명왕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뉴 호라이존스호가 명왕성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지구 전송은 내년 말 완료될 예정이다./사진=NASA


15일 오전 9시 52분 37초(한국시간), 지구인은 태양계 끝(약48억㎞)에서 보내온 15분짜리 호출신호에 두 손을 번쩍 들어 일제히 환호했다. '뚜뚜~탐사선 상태 양호, 최근접 비행 성공'.

무인(無人) 우주탐사선 '뉴 호라이즌스호'를 설계·제작한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APL)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제센터는 21시간 동안 통신이 두절된 채 이 신호만을 기다려왔다. 뉴 호라이즌스호가 미지(未知)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명왕성 탐사를 무사히 마쳤다는 보고였다.

이 탐사선은 14일 오후 8시 58분, 시속 4만 9600㎞ 속도로 명왕성과 가장 가까운 약 1만2500㎞ 지점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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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직원들이 뉴 호라이존스호가 명왕성 최근접점에 도달하자 환호하고 있다/사진=NASA

소형 승용차만한 외소한 체구(안테나 지름 2.1m, 본체 폭 0.76m)에 2006년 1월 우주로 떠나 9년 6개월 간 56억 7000만㎞ 거리의 우주 공간을 홀로 여행한 뉴 호라이존스호가 애처로워 보였던 탓일까. NASA는 이날 신호를 '집에 전화 걸기(Phone Home)'라고 이름 붙였다.

NASA 뉴 호라이즌스호 프로젝트 매니저인 글렌 파운틴은 "9년 6개월 간 아주 먼 거리를 날아가 작은 열쇠구멍에 정확하게 들어간 것은 뉴욕에서 골프공을 쳐 로스앤젤레스 골프장에 홀인원 시킨 것과 같다"고 말했다.

뉴 호라이존스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미국은 태양계 8개 행성은 물론 명왕성에까지 우주 탐사선을 보낸 유일한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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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 이미지를 통해 본 명왕성과 카론/사진=NASA

◇명왕성 수수께끼 풀리다

뉴 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다가가면서 그동안의 의문도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일단 명왕성 크기에 대한 수십년 간의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명왕성은 고체가 아닌 얼어붙은 액체덩어리로 추측돼 정확한 크기 및 구성 물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NASA는 13일 명왕성 지름은 2370㎞±19㎞ 정도로 지금까지 추정보다 80km 정도 더 길다고 발표하면서 이 논쟁을 일단락시켰다. NASA는 이를 명왕성 내부에 얼음 조각이 약간 더 많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뉴호라이즌스 호가 명왕성을 근접촬영해 전송한 사진에서는 붉은색으로 밝게 빛나는 '하트' 모양의 지형이 보인다. 명왕성 남반구로 폭이 2000㎞에 이른다. NASA는 이 지형이 영하 230도의 명왕성 표면에 얼어붙은 가스 얼음 덩어리로 추정했다.

명왕성과 위성 '카론'의 표면이 대조적인 형태라는 점도 이번에 밝혀졌다. NASA의 앨런 스턴 박사는 "명왕성의 붉은색 표면과 분화구는 명왕성 내부와 대기에서 활발한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카론은 표면이 매끈하고 회색빛으로 조용했다고 덧붙였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14일 하루 동안 망원카메라 로리(LORRI) 등 7개 장비를 총동원해 명왕성과 5개 위성의 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거리는 빛의 속도(초속 30만㎞)로 가더라도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이날 촬영한 명왕성 관련 모든 정보를 지구에서 받는 데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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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호라이존스호/사진=NASA

◇다음 미션지 '카이퍼벨트'로

명왕성을 지나친 뉴 호라이즌스호는 또 다른 미지의 영역인 '카이퍼벨트(Kuiper Belt)'를 향해 초속 14~16㎞의 속도로 다가가고 있다. 태양계와 바깥 우주 사이 경계지대에 놓인 카이퍼벨트는 수천개의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영역이다.

우주과학자들이 카이퍼벨트 탐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이곳에 있는 얼음과 파편을 관측해 태양계 생성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측은 "카이퍼벨트의 얼음과 파편에는 다른 행성이 생기는 과정에서 밀려난 물질이 섞여 있을 수 있다"며 "이 같은 물질 분석은 태양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보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뉴 호라이즌스호가 2020년까지 이곳에서 관측 업무를 수행하고, 2026년 공식 임무를 마친다고 밝혔다.

한편,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브 톰보(1906~1997)가 발견했다. 미국인이 발견한 최초의 행성이다. 그래서 뉴 호라이즌스호에는 톰보의 유골 일부와 미국 동전들이 실려 있다.

당시 명왕성은 태양계 9번째 행성으로 분류됐지만, 뉴호라이즌스가 발사된 지 7개월이 지난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에 대한 기준을 수정하면서 명왕성은 '행성'에서 '왜행성'으로 격하됐다. 비슷한 크기의 작은 천체들이 계속 발견된 데다 명왕성이 위성 카론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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