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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란과 달리 핵으로 빵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

지난 6월 25일 평양 모란봉구역 김일성경기장. 10만 관중석을 빼곡히 채운 북한 주민들이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끊임없이 강화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박봉주 내각 총리와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김양건 당 비서 등 북한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 대회는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했다. 같은 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핵 무력 강화”에 방점을 찍으며 “미제가 우리 공화국(북한)을 얕잡아보고 (중략) 핵 공갈을 하던 때는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이슈추적] 김정은 마이웨이 <상> 핵·경제 병진 노선
김정은 도박의 원천은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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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협상을 마무리짓고 경제 살리기에 나선 이란 정부와 달라도 너무 다른 북한의 모습이다. 국제사회와의 교류 대신 고립을 택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도박이다. 그 배짱의 원천은 핵이다.



 외교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란은 핵 대신 빵을 택했지만 북한은 핵과 빵을 함께 얻겠다는 ‘병진(竝進)’노선을 더 틀어쥐게 됐다”며 “북한은 자신들을 명실공히 핵 보유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핵으로 빵도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북 협상을 담당하는 당국자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북한이 핵 소형화까지 한다는 것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이란처럼 직접 ‘딜’(거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며 “이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리고 있다면 당분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북 정책이 없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게 북한이 지난 5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 성공을 주장한 데 이어 지난달 4일 공개한 영상이다. 이날 조선중앙TV 기록영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SLBM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성공이야. 대단하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SLBM에 대해 국민대 박휘락 정치대학원장은 “(한국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은 상대방 바다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북한핵에 대한 미국의 모든 억제·방어전략은 작동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영국 런던 주재 현학봉 북한 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제라도 핵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이 있다. 미국만 핵무기 공격 독점권을 지닌 게 아니다”라며 “한반도 전쟁은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SLBM을 갖게 될 경우 미국이 한국에 설치하려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도 무용지물”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등과의 관계도 끊고 국제사회에 문을 닫아건 자신감의 원천은 다름 아닌 핵”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2006년 10월 9일,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세 번의 핵실험을 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릅쓰고 한 실험이다. 3차 핵실험으로부터 3년5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을 우려하고 있다. 그 시점은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전후다.



 관건은 소형화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운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에 대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지난 4월 보고서는 “그렇다”고 분석했다. ‘북한 핵 운반 시스템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항공우주공학자인 존 실링과 핵안보 전문가인 헨리 칸 박사가 공저한 이 보고서는 “북한이 보유한 (핵 운반) 시스템의 숫자는 2020년이면 최소치로 추산한다고 해도 북한의 핵 재고 수를 뛰어넘는다”고 했다. 이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은 “북한은 앞으로 수년간 소(小) 핵보유국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정립시킬 수 있는 운반체계 개발 수준을 이미 갖췄다”다.



 정부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핵 소형화를 2~3년 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전에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중국·미국에 손을 내밀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최익재 팀장, 정용수·전수진·유지혜·안효성 기자,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왕웨이 인턴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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