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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박사의 건강 비타민] 비아그라 먹으면 운동 잘된다? … 고혈압 환자에겐 독약 될 수도





지난 4월 초 정기 진료를 받으러 온 손모(58·경기도 수원시)씨는 “봄을 맞아 지난주 등산을 갔는데 친구가 주는 발기부전 치료제 반 알을 먹었더니 숨이 덜 가쁘더군요. 나중에 골프를 칠 때 조금씩 먹어도 되겠지요”라고 물었다.



 중년 남성들 사이에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엉뚱한 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약을 먹으면 골프 비거리가 늘고 등산할 때 숨이 덜 가쁘게 해 준다고 믿는다. 왜 이런 잘못된 소문이 났을까. 발기부전 치료제는 영국에서 혈압 조절과 협심증 치료 약물로 개발했다가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어 그쪽으로 방향을 바꾼 약이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IMS헬스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월~2014년 6월 국내 시장에서 팔린 발기부전 치료제는 1733만 개다. 2년 전(2011년 7월~2012년 6월) 897만 개보다 약 90% 증가했다. 그런데 성기능 이상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2년 5760명, 2013년 5642명, 2014년 5651명이다. 환자 수는 오히려 약간 감소했는데도 약 판매량은 증가한 것이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손씨처럼 운동할 때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으면 효과가 있는지 묻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에서 발기부전 치료제가 혈관을 확장시켜 팔다리로 가는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운동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 약물은 음경 혈관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뿐 다른 혈관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 팔다리에 혈액이 많이 공급돼 운동을 잘할 수 있다는 말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일 뿐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부작용이 수반되는 약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가 ▶더운 날에 ▶혈압 약을 복용하고 ▶골프를 치거나 등산을 한 뒤 ▶술을 마셨다고 가정하자. 네 가지를 따로따로 하면 혈관 확장, 혈압 강하 효과가 급격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네 가지를 동시에 하면 심한 저혈압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에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먹는다면 저혈압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환자들도 있다. 협심증 환자들은 심혈관 스텐트(혈관확장용 그물망) 시술을 받은 후 질산염 계열의 약물을 복용한다. 이들에게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독약이 될 수 있다.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해피 드러그(happy drug·행복약)’라고 하지만 함부로 복용해도 행복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다만 발기부전 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등반가들은 기침·호흡곤란·현기증·피로 등의 고산병(高山病)을 예방하기 위해 이를 복용한다. 2006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높은 고도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심폐 능력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히말라야 같은 높은 고도의 산에 오르면 폐동맥의 압력이 높아지는데 발기부전 치료제의 혈관 확장 효과가 폐동맥 압력을 완화시켜 혈액 순환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폐동맥이 일반 혈관에 비해 발기부전 치료제의 영향을 더 받기는 하나 이게 운동 능력 향상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폐동맥은 심장에서 허파로 전달하는 동맥으로, 혈액의 산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이다.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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